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명쿼터백 스티브 영(38·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지난해 말부터 은퇴설이 나돌았던 그가 최근 6주간의 달콤한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 팬의 관심이 그에게 온통 쏠리고 있다.
영은 은퇴설에 대해 "아직 아무런 결정도 안했다"고 얼버무리고 있지만 최근 행보로 볼 때 선수생활을 계속할 전망. 지난해 시즌 시작 전 머리를 다쳐 고생했던 그는 주치의의 진단과 정밀 검진 등을 통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자 조용히 팀 물색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영은 빌 왈시 단장, 스티브 마리우치 감독 등과 만나 샌프란시스코를 이끌 베테랑선수가 필요하다며 팀에 남을 의사를 간접적으로 표시했다. 87년 처음 몸담아 13년 동안 3번이나 슈퍼볼을 거머쥐면서 쌓은 정을 생각해 후배들과 함께 뛰고 싶은 것.
하지만 최근 왈시 단장이 샌프란시스코에 전면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영이 없는 구단을 지향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영이 계속 쿼터백을 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기여도와 이름값을 생각할 땐 보유하고 싶지만 지난 시즌 벤치만 지켰고 나이가 많아 미래도 불투명하다는 게 이유.
영도 굳이 샌프란시스코를 고집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덴버 브롱코스와 시애틀 시호크스에서 이미 '러브콜'을 받아 둔 상태라 여차하면 팀을 옮기겠다는 계산도 하고 있는 것.
불혹을 앞둔 백전노장 쿼터백. 과연 그가 어떤 길을 택할지 NFL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