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주식은 이제 바닥 찍고 상승세로 돌아설까’
LG그룹 주력사인 LG전자와 LG화학은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내면서 ’알짜배기’ 회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들 회사의 올해 주가성적표는 ‘F’학점이다. 영업실적과 주가가 거꾸로 달렸다.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들이 바라보는 올해 LG그룹 주력사의 영업실적전망은 밝다. 그렇지만 기관투자가와 외국인들은 바닥권을 기고 있는 이들 주력사에 대해 선뜻 매수주문을 내지 못하고 있다.
▽LG그룹주 올들어 주가 침체〓지난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한 대가를 톡톡히 받고 있는 현대그룹 주식은 올들어 증시에서 격심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현대그룹 평균주가는 6819원으로 올들어 43%나 떨어졌다.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지 않던 LG그룹 주가는 이보다 더 떨어졌다. LG그룹 상장사들의 올해 주가하락률이 48.5%에 달한다. 4개월만에 주가가 반토막이 나버린 것. 지난해 2조원이상 순이익을 올린 LG전자는 연초 주가가 5만1500원에서 이달 2일 3만2000원으로 41.4%나 떨어졌다. LG화학은 지난해 3677억원 순이익을 거두고도 올들어 주가가 35.2%나 하락했다. LG정보통신과 LG산전도 주가하락율이 40%를 훨씬 웃돈다.
▽외국인과 기관매도공세도 주가침체 한몫〓LG그룹 주가가 이처럼 많이 떨어진 것은 전반적으로 주식시장이 약세를 면치 못했기 때문. 지난해 실적이 좋았지만 올들어 증시환경이 불투명해지면서 증시에서는 수익을 내기는커녕 투자원금마저 까먹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은 LG그룹 주가 약세의 원인을 주력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대주주에게 넘기는 투명하지 못한 거래도 한몫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윤성일 한국투신 조사분석팀장은 “LG화학과 LG전자의 경우 최근 한달동안 각각 20%씩 주가가 떨어졌다”며 “이들 주력사가 벌어들인 상당부분 이익을 대주주에게 넘긴데 대한 투자자들의 반발매도세 때문에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환 마이다스에셋 상무는 “LG그룹주식들은 기업가치만으로 보면 주가가 아주 싼 것으로 평가되지만 경영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LG그룹 대주주들은 지난해 6월말부터 모두 7차례에 걸쳐 LG유통과 LG칼텍스정유 주식을 LG화학과 LG전자에 매각하면서 이들 회사로부터 각각 7059억원과 2443억원등 모두 9502억9200만원의 현금을 마련한 바 있다.
▽주력사 화학 전자 수익성 전망 밝아〓대우증권 리서치센터는 LG화학의 올해 순이익예상치를 4018억원으로, LG전자는 3491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LG전자가 TFT-LCD 매각에 따라 벌은 특별이익을 감안한다면 올해 수익전망도 결코 나쁘지 않은 편.
구재상 미래에셋 상무는 “LG화학과 LG전자는 올 1분기때도 수익성이 좋았다”며 “LG그룹 주식이 무거운 편이지만 대주주와의 주식거래만 투명하다면 현재 주가가 싸보인다”고 밝혔다.
적어도 영업실적이나 수익전망치만 보면 LG그룹 주식들은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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