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이냐, 아니냐.’
박찬호가 판정번복으로 메이저리그 첫 홈런을 놓쳤다.
다저스의 5회말 공격. 선두타자 박찬호는 애틀랜타 머홀랜드의 초구를 통타, 큼지막한 홈런성 타구를 날렸다.
공은 우측담장을 향해 날아갔고 우익수 허바드도 타구를 쫓아 전력질주.
하지만 이때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오른쪽 스탠드에 앉아 있던 한 팬이 공이 담장을 넘어가기도 전에 손을 뻗어 날름 낚아채 버린 것. 박찬호는 홈런일 줄 알고 신나게 그라운드를 돌고 더그아웃에 돌아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눴지만 이게 웬일. 처음엔 홈런을 인정했던 심판진이 모이더니 ‘인정 2루타’로 최종결론을 내리고 박찬호를 2루로 다시 불러냈다.
다저스의 데이비 존슨감독은 삿대질까지 하며 맹렬히 항의했으나 이미 ‘버스는 떠나고 난 뒤’.
야구규칙 7조 5항에는 ‘페어의 타구가 공중에 뜬 상태에서 구장 밖으로 나갔을 것이라고 심판원이 판단했을 경우에는 관중이나 새 등에 닿아도 홈런’이라고 돼 있다.
하지만 심판진은 관중의 방해가 없었다면 박찬호의 타구는 펜스에 맞는 2루타라고 판정한 것이다.
이는 ‘타구 또는 송구에 대해 관중의 방해가 있었을 때는 방해와 동시에 볼데드(경기일시중단)가 되며 심판원은 관중의 방해가 없었더라면 경기가 어떤 상태가 되었을 것인지를 판단해 볼데드 뒤의 조치를 한다’는 야구규칙 3조 16항을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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