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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건강] "인위적인 단전호흡, 심장병, 위장병 부른다"

입력 | 2000-05-04 23:59:00


고려수지침요법학회 회장 유태우의 단전호흡 비판 “인위적이고 무리한 호흡법 계속하면 심장병, 위장병 부른다” 건강증진법으로 일반화된 단전호흡. 그런데 10년 이상 단전호흡을 해왔다는 고려수지침요법학회 유태우 회장이 ‘단전호흡의 건강 유해론’을 주장해 눈길을 끈다. 인위적인 호흡법으로 인해 가슴통증, 호흡곤란 등을 가져오고 위하수, 심장비대증, 부정맥 등이 유발된다는 게 그의 설명. 단전호흡을 질병치료 목적으로는 절대 오래 하지 말라는 유회장의 주장을 들어보았다. ●글·권호순 ●사진·박해윤 기자 유태우씨는 단전호흡이 정신수양과 심신수련에는 도움이 되나 무리하게 오래 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배꼽밑 단전까지 깊이 호흡한다는 단전호흡은 원래 동양의학의 최고 경지이자 인간관리학인 선학(仙學)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그후 노자의 도가사상이 합류하면서 도학(道學)으로 발전했고, 일부는 도교화돼 동양 정신문화에 영향을 주게 됐다. 이광범위한 학문 중에서 정신수련법의 하나가 바로 ‘단전호흡’. 이것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이라는 소설이 나오면서부터다.그후 중국과 수교가 되면서 ‘기공’과 ‘단전호흡’이 본격적으로들어와 80년대 중반부터 정신수련법을 넘어 건강증진법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한 것. 사실 기공도 단전호홉의 일종으로 명칭을 달리하는 것에 지나지 않다. “제가 단전호홉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80년 수지침 강의를 위해 일본에갔을때부터입니다. 당시 그곳에선 한창 기공·단전호흡에 대한 연구가 진행중이었어요. 그래서 저 또한 단전호흡에 매력을 느껴 각종 고서와 선도술 책자들을 구입해 연구를 시작했고, 84년경부터는 단전호홉법을 직접 수련하게 됐습니다.” 선도학이 무병장수의 학문이라는 사실에 빠져 국내에선 다소 생소했던 때부터 연구를 시작했다는 수지침 창시자 유태우 고려수지침요법학회회장. 시간만 있으면 가부좌를 틀고 앉았고, 특히 오전수련이 좋다는 말에 새벽 일찍부터 수련에 나서곤 했다고 한다. 그런데수련을 시작한 지 1년쯤 지났을 무렵 이상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현기증,호흡곤란, 두통, 흉통에 시달리게 된 것. 특히 숨을 들이쉬고 내쉴 수 없을 정도로 호흡곤란이 극심했다. “어느날 갑자기 옆구리가 결리고 왼쪽 뒷머리 통증이 극심해지면서 목과가슴이 꽉 막히고, 바늘로 찌르는 둣한 통증으로 숨을 들이쉴 수가 없더라구요. 순식간에 나타난 통증인 탓에 너무 놀랍고 괴로웠지만좀더 하면 괜찮아지려니 하고 수련을 계속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증상을 단전호흡으로 극복해 보려고 5년여를 지속하는 동안 증상이 낫기는커녕 더욱 심해져만 갔습니다.” 유태우 회장은 단전호흡법 수련 이후 수많은 증상에 시달렸다. 왼쪽 코가막히는 기관지 폐색증이 생겼나 하면 심장이 쿵하고 놀라면서 박동이 되지 않는 부정맥도 겪게 됐고, 복부가 심하게 팽창되었다. 그뒤 단전호흡을 그만두고 피로감, 두통 등 가벼운 증상은 사라졌지만,지금도 왼쪽 코가 막혀 숨쉬기가 곤란해 항상 오른쪽으로 누워 자는 실정이다. 단전은 병을 고치는 게 아니라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것 “이상하다싶어 단전호흡을 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 보았더니 대부분이저와 같은 고통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원인을 찾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무리한 호흡법에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됐죠. 결론적으로말해기공체조나 단전호흡은 정신집중·심신수련엔 도움이 되나 장기적으로 무리하게 실시할 경우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유태우 회장은 단전호흡이 건강을 해치는 원인으로 인위적인 호홉법을 든다. 단전호흡의 방법론을 보면 숨을 들이쉴 때 배꼽 아래에 있는단전(배꼽에서 주먹 크기 정도 아래)까지 인위적으로 복부를 팽창시킨다. 이 과정에서 폐를 최대한 확장시켜 횡격막을 밑으로 내려누르게되는데, 이 상태로 오래 버틸수록 효과적으로 간주한다. 또한 숨을 마실 때는 가급적 많이 단시간에 마시고, 내쉴 때는 가늘게 그러면서도 숨이 나오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서서히 내쉬는 것이 단전호흡의 요점. “간혹 단전호흡을 한 사람 중에 병을 고쳤다는 소문을 듣곤 하는데, 저는 질병을 고친 것이 아니라 단지 고통을 못 느끼는 것으로 봅니다. 단전호홉은 잡념을 비롯해 일체의 생각을 없애는 것이 목표로, 이런 무아지경에 오르면 지극한 만족감이 느껴지는 동시에 고통과 괴로움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죠. 즉 단전호흡은 증상을 억제시켜 느끼지 못하게 할 뿐이지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것은 아니란 뜻입니다.” 다음은 유태우 회장이 단전호흡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하는 증상들이다. ◆두통·흉통이 생긴다 숨을 깊게 많이 마시고 최대한 서서히 내쉬게 되는 과정에서 기관지 수축,폐의 압력증가로 인해 가슴이 결리고 속까지 아픈 흉통이 나타난다. 또한 순환장애로 손발이 차게 되고, 극심한 두통도 겪게 된다. ◆위하수·내장하수가 되고 복부가 팽창된다 호흡시 횡격막으로 내장을 압축함으로써 위와 내장이 늘어나는 위하수와내장하수가 돼 배가 튀어나온다. 그렇다보니 위장기능이 약해져 만성 위장질환에 시달릴 수 있다. ◆기관지 폐색증이 생긴다 단전호흡은 숨을 가늘고 서서히 내쉬기 때문에 자연스레 기관지를 최대한 수축하게 된다. 그렇게 오래 하다보면 가늘고 긴 왼쪽 기관지가 쉽사리 막혀 코와 기관지, 폐에 심한 통증을 느끼고 평상시에도 숨쉬기가 힘들어진다. 특히 잘 때 더욱 심한 호흡곤란을 겪게 되는데,한번수축된 기관지는 회복이 어려워 평생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심장병을 유발하고 악화시킨다 숨을 최대한 서서히 쉬면 심장에 무리가 되므로 울렁거림, 답답함이 느껴진다.그런데도계속 무리할 경우 맥박이 느려지고, 부정맥이 나타나는가 하면 깜짝 놀라고, 심하면 심부전증, 고혈압까지 나타날 수 있다. ◆늘 피로를 느낀다 단전호홉을오래 하고 나면 당장은 심신이 상쾌하지만, 일상생활로 돌아가면곧심한 피로감을 느낀다. 이처럼 피로감을 느끼는 것은 단전호흡을 할 때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기 때문으로 본다. ◆증상을 느끼지 못해 병을 키운다 단전호홉수련을 시작하고 어느 정도 시일이 흐르면 호흡병으로 지속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참고 계속 호흡법을 하다 보면 어느순간심신이 상쾌해지면서 모든 고통이 사라지는 걸 느낀다. 무아지경의 상태에 빠지는 것. 따라서 병이 있더라도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 보니 치료시기를 놓쳐 병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