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파괴력을 가진 신종 E메일 바이러스 ‘러브버그’를 만들어 퍼뜨린 범인은 ‘스파이더’라는 ID(메일 발신자의 신분)를 갖고 있는 필리핀의 22세 청년일 가능성이 높다고 외신이 5일 전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범인 수사에 협조하고 있는 필리핀의 유료 E메일 회사인 ‘액세스넷’의 호세 카를로타 국장은 5일 “액세스넷에 요금 사전지불 형식의 계좌를 갖고 있는 스파이더의 E메일 주소(spyder@super.net.ph)가 피해를 본 사람들의 컴퓨터 시스템에 저장돼 있었다”고 밝혔다. 카를로타 국장은 이어 “스파이더의 구체적 신원은 알 수 없지만 마닐라시의 중산층 거주지인 판다칸구에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필리핀 국립컴퓨터센터의 라몬 세네레스 소장은 “이 바이러스는 세계 어디에서도 퍼뜨릴 수 있다”며 “범인이 전문가라면 소재지를 그렇게 쉽게 드러내지 않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인터넷보안 전문가인 브라이언 마틴은 “스파이더란 이름은 해킹에 관심이 많은 이들의 채팅 사이트에 흔히 등장하는 ID”라고 말했다. 그는 또 범인이 보낸 메일의 프로그램 코드 내용 가운데 ‘학교에 가기 싫다’는 표현이 들어 있는 점으로 미루어 공부에 싫증이 난학생이 범죄를 저질렀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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