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통신회사인 AT&T와 케이블 TV의 거인 ‘미디어원’의 빅딜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미디어계가 술렁이고 있다.
관심의 초점은 이 문제를 두고 1년 6개월이나 줄다리기를 해온 AT&T가 어떤 방식으로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승인을 얻느냐는 것.
워싱턴포스트 등은 이 달 중순 경 승인을 얻을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AT&T는 FCC의 요구에 맞춰 ‘밥맛 떨어지는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미디어원은 미국 제2의 케이블TV 회사로 가입자가 500만명. 지난해 최대 케이블TV 회사인 텔레커뮤니케이션을 인수해 1100만 가입자를 확보한 AT&T는 2200만 가입자를 가진 AOL과 경쟁하려면 미디어원의 고객이 더없이 절실한 처지다.
그러나 FCC는 AT&T에게 케이블과 프로그램 제작 시장의 독점적 지배를 우려해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요구했다. 그 조건은 미디어원이 가진 ‘타임워너 엔터테인먼트’의 지분 25%를 팔거나, 수 많은 프로그램 제작사들을 지주회사 형태로 지배하고 있는 ‘리버티 미디어’를 매각하라는 것.
AT&T는 ‘타임워너 엔터테인먼트’의 주식까지 합해 시장 점유율이 41%에 이르나 경영이나 제작에 간섭하지 않기 때문에 독점적 지위는 아니라고 주장하고, ‘리버티 미디어’에 대해서도 지배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호소해왔으나 FCC가 일축했다. 미국의 케이블법은 한 회사의 시장 점유율을 최대 30%로 제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T&T가 미디어원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AT&T는 이미 가입자와 망 확보를 위해 1000억 달러(110조원) 이상을 들여 전국 케이블 시스템을 구입했으며, 이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매년 수 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AT&T는 ‘리버티 미디어’보다 타임워너의 주식을 파는 조건으로 미디어원을 인수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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