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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월드]게임에버랜드"사이버공원서 신나게 놀아요"

입력 | 2000-05-07 22:33:00


199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일본에서는 다양한 게임기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미 아케이드 게임에서 세계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한 일본은 닌텐도와 세가, 소니 등의 최첨단 비디오게임으로 세계 게임시장을 재편했다. 일본 출판만화 시장의 원작 만화가들조차 게임시나리오에 가장 적당한 만화스토리 작가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결국 출판만화-애니메이션-게임이라는 지속적인 연계 동선이 일본 문화상품을 중심으로 공식화되며 세계 시장에서 거대한 제국을 형성하게 된다.

▼놀이기구 타고 실시간 채팅도▼

이러한 분위기에서 일본 도쿄를 중심으로 가상 테마파크 ‘어뮤즈먼트’가 문을 열었다. 교외에 있을 법한 테마파크를 도쿄시내의 오락실로 끌어들인 것이다.

점심식사 후 샐러리맨들의 발걸음을 모으게 한 이 사이버 테마파크는 오락기 앞에서 안경이 달린 헬멧과 전자장치가 부착된 장갑과 조끼를 입고, 눈 앞에 펼쳐지는 거대한 테마파크를 여행하게 한다. 다양한 볼거리와 놀이기구를 직접 경험하고, 계속 공급되는 신선한 산소를 흡입하며, 이미 교외로 나선 듯한 느낌을 전해 준다. 테마파크의 인파와 교통문제를 완전히 해소한 가상상품이 도심지에 갇힌 샐러리맨에게는 하나의 탈출구가 된 셈이다.

이런 사이버 테마파크의 역동성과 우연성이 네트워크 게임으로도 개발되었다. 미국 테마파크의 원조격인 ‘디즈니랜드’나 사이버 테마파크를 개발한 일본에서조차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테마파크 네트워크 게임’이 바로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 에버랜드’(http://game.everland.com)다. 이는 기존 테마파크 게임과 네트워크 게임을 결합시킨 차세대 게임으로 꼽히고 있다.

▼게이머들 '1인 多사회'의 삶▼

게이머의 분신인 ‘아바타’(avatar)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 게임은 실제 에버랜드의 건물과 놀이기구, 실제 공간상의 모든 거리와 시간을 동일하게 계산해 리얼리티를 극대화시킨다. 현실과 동일하게 낮과 밤이 교차되며 때때로 돌풍과 비가 내리기도 한다. 에버랜드에 설치된 놀이기구를 타기도 하고, 배너로 동선상에 명시된 다른 네트워크 게임으로 쉽게 연계되기도 한다. 물론 아바타를 스스로 디자인해 다른 아바타와의 실시간 채팅도 가능하다. 기존 네트워크 게임의 폭력성이나 계급차별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사이버 유토피아 건설을 위한 커뮤니티 육성게임으로 디자인돼 있다.

‘게임 에버랜드’에서는 실시간 커뮤니케이션과 전자상거래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홈쇼핑, 다양한 보드게임과 범용게임, 기타 네트워크 게임을 동시에 진행시킬 수 있는 ‘게임의 네트워크’를 구성한다. 이는 ‘게임 속의 게임’ 형태로 결국 게이머들에게 ‘1인 다(多)사회’의 삶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한창완(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게임스쿨 교장)

htank@sejo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