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들 중에는 뛰어난 외모로 먼저 눈길을 끄는 선수들이 간혹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월드스타’ 데이비드 베켐이 아닐까. 영화배우에 버금가는 외모에 만만찮은 실력까지 겸비한 그는 어렸을 적부터 탁월한 재능을 보인다.
▼16살에 청소년 대표팀 발탁▼
그는 1975년 5월2일 영국 리튼스톤에서 태어났다. 12살이 된 그는 보비 찰튼 축구상을 받는데 시상식이 거행된 곳이 바로 지금의 홈그라운드인 올드 트래포드 경기장이다. 16살에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된 그는 여러 클럽에 입단을 시도하다 91년 7월8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훈련을 받기 시작한다. 그는 92년∼93년 유소년 FA컵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소년 팀의 맴버였다.
1995년 4월2일 리즈와의 홈경기를 통해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한 그가 실제로 데뷔한 것은 이보다 2년 반정도 전의 일. 1992년 10월1일 리그컵인 럼블로우즈 컵 2라운드 브라이튼과의 원정경기에서 베켐은 경기 종료 20여분을 남겨놓고 교체되어 들어가 그의 첫 경기를 무사히 치렀던 것.
▼‘환상적인 골’로 유명세 톡톡▼
그가 팀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확보해나가기 시작한 것은 95/96 시즌부터다. 원래의 포지션이 중앙 미드필더였던 그는 안드레 칸첼스키스가 빠진 왼쪽을 보완하기 위해 오른쪽 미드필더로 뛰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그를 결정적으로 유명하게 해준 것은 그의 환상적인 골들이었다.
1996년 첼시와의 FA컵 준결승에서 결승골을 기록하며 이름을 알린 그는 96/97시즌의 개막경기였던 윔블던과의 경기에서 하프라인 부근에서 골을 기록해 그의 입지를 확실히 굳힌다.(그의 환상적인 프리킥은 98프랑스월드컵에서도 그를 월드스타로 만들어주는 계기가 됐다.)
그러한 그의 활약은 금새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이었던 글렌 호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1996년 9월1일 그는 몰도바와의 경기를 통해 A매치 데뷔를 한다. 베켐은 전에도 청소년 대표팀과 21세 이하 대표팀에서 뛴 경력이 있었지만 성인대표팀으로써 출전하는 것은 이날이 처음.
96/97시즌을 지나면서 그는 더 이상 ‘신인’이 아닌 불변의 ‘물건’임을 입증한다. 시즌중 맨체스터에서 보인 그의 활약은 주위에서도 PFA 어워드에서 한표를 던지게 하는데 충분했고, ‘올해의 선수’부문 2위를 차지한다. 같은 해 그는 팀의 유로피안 컵 준결승 진출과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일조한다. 1997년 2월 22일, 첼시와의 경기에서 기록한 통쾌한 동점골의 속도가 무려 160km/h로 측정되기도.
▼98월드컵 아르헨戰서 퇴장당해▼
잘 나아가던 그의 이름은 당당히 '98프랑스월드컵 최종 엔트리에도 포함됐다. 하지만 그는 월드컵에서 너무나도 많은 감정들을 겪어야 했다. 그는 첫 2경기에서는 감독의 결정에 따라 스타팅 맴버로 뛰지도 못했다. 그러던 중, 그는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인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그림같은 프리킥으로 그의 첫 A매치 득점을 기록한다. 그러나 국민적인 영웅이 된 것도 잠시, 4일만에 그는 2라운드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퇴장당함으로써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 그에게 있어서는 첫 레드카드였고, 엄청난 좌절이었던 만큼 마음고생도 심했다.
잉글랜드 대표팀으로 돌아오는 것, 예전의 지지를 다시 얻는 것, 그리고 스스로 자신감을 찾는 것이 힘든 일이 될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몇몇 전문가들은 월드컵에서 그가 일으킨 문제들로 인해 그는 다시 영국 축구팀으로 돌아오기 힘들 것이라고 예언했고 98/99 시즌이 시작되자 경기장에서도 많은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마음을 굳게 먹은 그는 그러한 발언들이 잘못되었음을 입증하려는 듯, 리시스터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그의 ‘트레이드마크’격인 휘어들어가는 프리킥으로 팀을 패배에서 건진다. 그는 이후에도 그는 침착하고 일관되게 좋은 경기를 펼쳐 모든 비난을 잠재웠다.
▼99년 결혼… 12개월만에 명예회복▼
그리고 99년 3월 그는 브루클린의 아버지가 되었고, 그해 맨체스터는 꿈의 3관왕을 차지한다. 같은해 7월 스파이스 걸즈의 빅토리아 아담스와 결혼함으로써 그는 12개월만에 완전히 명예회복을 하게 된 셈. 거의 끝나가고 있는 99/00 시즌에서도 그는 뛰어난 활약으로 팀이 또다시 리그 우승컵을 안는데 일조했다.
베켐은 타고난 기술을 갖춘 미드필더이고 그의 패스는 세계에서 손꼽을 만하다. 특히 대각선으로 찔러주는 롱패스만큼은 누구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뛰어나다. 뿐만 아니라 훌륭한 프리킥 전문가이기도 하고 모두가 감탄할만한 골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아들 병간호 때문 훈련 불참▼
이렇게 빠지지 않는 실력에 뛰어난 외모까지 겸비한 그는 ‘포시’ 스파이스(빅토리아의 애칭)와의 결혼으로 심심찮게 신문지상에 오르는 인물이 되버렸고, 90년대 영국을 대표하는 선수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얼마전 그는 아들 브루클린의 병간호를 위해 훈련에 불참했다가 알렉스 퍼거슨감독과 불화를 일으킨 적도 있다. 또, 가끔 태클로 경고를 받거나 퇴장을 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모습들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는 그다지 반가운 일이 아니겠지만 팬들은 이런 모습들에 즐거워 할 수 있지 않을까?
다음시즌에도 그의 멋진 활약을 기대해본다.
김지현〈동아닷컴 인터넷 기자〉britgirl@lycos.co.kr
◇데이비드 베켐(David Robert Joseph Beckham) 약력
생년월일ː1975년 5월 2일, 영국 리튼스톤 출생
키/무게ː180cm/67kg
포지션ː미드필드
A매치ː잉글랜드 대표팀에서 28경기 1골 기록
소속팀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번호ː7번
데뷔경기ː1992년 9월 23일
프로기록(92-2000시즌)ː255경기 50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