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프로축구의 역사가 다시 시작된다 .
출범 18년째를 맞는 프로축구 정규리그(K리그)가 14일 개막해 7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단기간에 끝나는 컵대회와는 달리 K리그는 장기레이스로 펼치지는게 특징.교체멤버를 충분히 확보하고 주전과 후보간의 실력차가 적은 팀이 단연 유리하다.선수들 체력이 강한 팀도 승수에서 몇 경기는 따고 들어가게 된다.
변수는 또 있다.오픈게임 성격이 짙었던 대한화재컵과는 달리 K리그부터는 그동안 부상으로 뛰지 못했던 각 팀의 주전들이 대거 복귀해 ‘진검승부’를 펼치게 된다.
올들어 대한화재컵까지 주전들 부상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팀은 수원 삼성.하지만 일본에 임대됐던 박건하가 복귀했고 서정원이 왼쪽 무릎 십자인대 부상에서 거의 회복돼 70% 이상의 컨디션을 되찾았다.허리부상에 시달리던 고종수도 거의 나았고 이기형 이병근은 앞으로 1달 이내에 정상을 되찾을 전망.이래저래 수원은 K리그 3연패라는 대기록 수립을 욕심낼 수 있는 상황이다.문제는 지난해 J리그 득점왕 황선홍이 아시아클럽선수권에서 당한 왼쪽어깨부상에서 얼마나 빨리 회복되는냐는 것.김호감독은 우리 팀의 모든 일정은 K리그에 맞춰져 있었다 고 밝혀 3연패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대한화재컵에서 전남 드래곤즈에 덜미를 잡히며 결승진출의 꿈을 접어야 했던 포항 스틸러스도 간판 고정운과 이동국의 부상 회복을 손꼽아 기다리는 상황.현재 나란히 독일에서 재활치료중인 두 선수는 이달중 귀국해 다음달초면 팀 전력의 핵으로 활약할 수 있을 전망이다.
대전 시티즌은 스트라이커 김은중과 성한수의 회복으로 만년 꼴찌팀의 불명예를 탈피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왼쪽 무릎 부상으로 최근 3경기에 결장했던 김은중과 지난해 7월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그라운드에서 사라졌던 성한수가 기나긴 재활에서 벗어나 21일 부산 아이콘스와의 홈경기 출격을 벼르고 있다.
하지만 주전들의 복귀가 모든 팀들에 꼭 보약은 아니다. 이들 대부분은 올림픽대표로 차출돼 9월까지 거의 매달 평가전등으로 빠질 수 밖에 없기 때문. 이미 이달말 두차례에 걸쳐 유고대표팀과의 평가전이 계획돼 있으며 10월에는 국가대표팀이 아시안컵 본선을 위해 출전한다.각 팀들은 이같은 변수를 고려한 리그 운영계획을 수립하느라 여념이 없다.
이영표 최태욱이 빠지는 안양 LG와 최철우 김도균이 팀 전력에서 제외되는 울산 현대가 가장 큰 타격.
연장전없이 90분 승부를 펼치는 경기방식도 승부의 큰 변수.그동안 후반이후 교체멤버들의 활약으로 대한화재컵 정상에 섰던 부천 SK의 상승세가 이어질지 큰 관심거리다.
신문선씨(MBC해설위원)는 “대표팀 차출 변수와 수원 삼성이 어느 정도 회복하느냐에 따라 리그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팀간 전력은 9중1약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