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8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 회동에 대해 겉으로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속으로는 몹시 신경을 쓰는 눈치.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DJ와 YS의 회동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현직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과 만나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경험을 듣는 차원에서 이뤄진다고 이해한다”고 원론적으로 답변.
이총재는 또 “YS가 국가원로자문회의 의장직을 맡아 국정에 조언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바람직한 역할에 대한 김전대통령의 양식이 있을 것”이라고 부정적 태도.
이같은 분위기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의 회의결과나 측근들의 발언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주요당직자회의는 “국가원로자문회의를 부활하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DJ-YS 화해에 의한 국가원로자문회의 부활 가능성을 경계하는 모습.
맹형규(孟亨奎)총재비서실장은 “전 현직대통령이 화해한다면 바람직한 일이 아니냐”면서도 “3김시대는 퇴조의 길에 들어섰기 때문에 ‘신3김시대’는 더 이상 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 다른 당직자도 “YS가 DJ를 ‘독재자’라고 몰아붙였는데 이번에 만난다고 화해하겠느냐”고 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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