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에 너무 고귀하고 소중한 선물을 받아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서울지역 버스정류장에서 신문가판대 영업을 하고 있는 서병례씨(59·여)는 8일 인천 중구 용동 가천의대 동인천길병원 관절염센터에서 평생 가장 뜻 깊은 선물을 받고 눈시울을 적셨다.
서울 남대문시장 등에서 행상을 하다가 증세가 심해진 퇴행성 무릎관절염으로 제대로 걷지 못하고 있는 서씨에게 이날 병원측이 인공관절 이식수술을 무료로 해주기로 약속한 것.
동인천길병원(원장 이수찬·李壽燦)은 동아일보사와 함께 이날부터 10일까지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는 만 60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무료로 검진과 시술을 해주고 있다.
전화예약을 통해 이미 400여명의 노인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고 이날도 예약문의가 빗발쳐 병원측은 무료 검진일정을 13일까지로 늘렸다.
서씨는 나이 제한에 걸려 진료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증세가 너무 심한데다 시집간 딸이 눈물로 호소해 이날 진찰을 받게 됐다. 서씨의 왼쪽 다리는 무릎 연골이 완전히 닳아 없어져 허벅지뼈와 장딴지뼈가 거의 맞닿아 있고 다리도 심하게 휜 퇴행성 말기 증세로 나타나 수술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명됐다.
15년 전 남편과 사별한 뒤 행상일을 하며 1남 1녀를 키워온 서씨는 IMF 경제난 이후 아들이 직장을 잃게 되자 최근 3년간 의료보험료도 내지 못할 정도로 가정형편이 어려워 병원치료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병원측은 퇴행성관절염 증세가 심해 수술이 필요한 노인 5명을 추가 선발해 서씨와 마찬가지로 무료 수술을 해주기로 했다.
이원장은 “장시간 쪼그려 앉아서 생활하는 우리나라 노인들의 경우 만 65세가 넘으면 절반 가량이 퇴행성관절염으로 고생하는 만큼 무료 시술행사를 계속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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