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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사 사장 의문의 피습…40대 괴한에 흉기찔려

입력 | 2000-05-08 19:47:00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종합상사의 정재관(鄭在琯·59)사장이 한밤중에 병원 영안실 주차장에서 40대 괴한에게 의문의 피습을 당했다.

경찰은 범인이 전혀 알지 못하는 인물 이라는 정사장의 진술 등으로 미뤄 금품을 노린 단순강도일 가능성과 사업에 얽힌 원한관계 등 다각도로 수사하고 있다.

▼발생: 정사장은 교통사고로 숨진 직원의 조문을 마치고 7일 밤 서울 풍납동 서울중앙병원 영안실을 나섰다. 휴일에는 손수 차를 운전해 온 평소 습관대로 혼자서 걸어 영안실 건물 100여m 앞의 노상주차장쪽으로 갔다.

정사장이 승용차 운전석에 올라 시동을 거는 순간 왼쪽 뒷문이 열리며 40대 초반의 괴한이 올라타 그의 목에 흉기를 들이댔다. 정사장은 원하는 금품을 모두 주겠다 고 했지만 감색 상하의 양복차림의 범인은 조용히 하라 며 계속 운전해 병원을 빠져나가도록 강요했다.

정사장은 주차장을 50m 정도 빠져나오다 범인이 한눈 파는 사이 급정거해 탈출을 시도했고 이때 범인이 휘두른 흉기에 오른쪽 엉덩이를 찔렸다.

이어 정사장은 차밖으로 나오려는 범인을 제지하며 비명을 질렀고 영안실 경비원 정모씨가 달려오자 범인은 영안실 출구쪽의 계단을 타고 구름다리를 통해 성내천 뚝방 방면으로 달아났다.

정사장은 깊이 4cm, 길이 7cm의 상처를 입어 이 병원 응급실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현재 입원 가료중이다.

▼수사: 경찰은 범인의 얼굴을 전혀 모른다 는 정사장의 진술에 따라 문상객들의 금품을 노린 단순강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지난해 11월에도 입원한 부인을 만나고 돌아가던 유모씨(50·공인회계사)가 이 병원 주차장에서 자신의 다이너스티 승용차를 타려다 2명의 괴한에게 납치돼 현금과 차량을 빼앗긴 뒤 풀려난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 사건이 대형병원 주차장을 무대로 고급승용차 운전자를 노린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그러나 경찰은 정사장의 경우 범인이 금품을 요구하지 않고 납치 를 시도한 점으로 미뤄 사업적 원한관계에 의한 범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 경찰관계자는 영안실 17개 상가의 문상객과 영안실 직원들의 행적을 파악하는 한편 동일수법 전과자를 상대로 수사중 이라고 밝혔다.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