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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교통선진국]선진국 교통관제시스템

입력 | 2000-05-08 19:47:00


미국 뉴욕의 중심지는 맨해턴. 하지만 맨해턴은 섬으로 이뤄져 있어 다리나 해저터널로 밖에 접근할 수 없는 불리한 교통조건을 갖고 있다. 맨해턴은 매일 400여만명이 100만대가 넘은 차량으로 출퇴근하는 데다 길이 좁고 그물망처럼 얽히고 설켜 출퇴근시간대엔 늘 교통체증이 생기곤 한다. 맨해턴의 동서 방향만 보더라도 어른 걸음으로 1분이면 갈 수 있는 약 80m 거리마다 자동차도로가 있고 신호등도 붙어 있다시피 하다. 이 때문에 뉴욕, 특히 맨해턴의 교통관제는 미국 내 어느 도시보다 발달할 수 밖에 없다.

▼伊 텔레패스制

뉴욕시 교통관제센터(TMC)는 원활한 교통소통을 위해 최신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또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관제센터는 6000여개의 신호등과 58개의 교통흐름감시카메라, 컴퓨터정보망 등을 연결해 실시간으로 교통 흐름을 파악한다. 또 교통량에 따라 신호등을 가변적으로 작동시키는 등 그때 그때 교통 흐름을 조절한다.

관제센터 상황실의 한쪽 벽엔 가로 9m 세로 3m 가량의 전광판이 설치돼 있어 한눈에 맨해턴의 교통상황을 볼 수 있다.

전광판에는 맨해턴의 모든 신호등과 연결된 작은 전구가 빽빽이 박혀 있어 신호등의 현재 신호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교통체계 운영도 효율적이다. 뉴욕시 교통국과 경찰국이 통합 운영체계를 갖추고 있다.

관제센터에서는 경찰국 소속 교통경찰들이 우리의 119나 112 비상전화에 해당하는 911 전화망과 경찰 무선망을 통해 보고되는 모든 교통관련 정보를 취합한다. 또 시내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공사와 관련된 정보를 분석, 이를 토대로 관제상황실의 교통국 소속 공무원들과 협의해 대책을 마련한다.

교통경찰의 현장 판단과 조치, 또 신호등과 폐쇄회로를 통해 취합되는 정보를 분석해 신호등 조작 뿐 아니라 도로 폐쇄 등 교통 관제를 즉각 취할 수 있어 교통량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는 것이다.

경찰 실무 책임자인 조셉 울프경사(50)는 “사고 등으로 교통체증이 발생하면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를 해결한다”며 “교통국과 경찰국 직원들이 서로 대책을 숙의해 최선의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시는 또 96년부터 매주 한차례씩 각 지역 교통경찰 책임자 등 100여명의 교통관련 전문가를 모아 교통소통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회의를 열기도 한다.

이탈리아의 교통관제시스템 가운데 독특한 것은 톨게이트에서 자동으로 요금을 정산하는 ‘텔레패스’(Telepass)제도.

지난달 25일 이탈리아 남북을 관통하는 A1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로마로 들어가는 톨게이트. 6일간의 부활절 연휴가 끝나는 날이라 차량들이 요금소 앞에 길게 늘어섰지만 시속 20∼30㎞의 속도로 꾸준히 움직이고 있었다.

▼美 뉴욕 컴퓨터정보망

운전자가 징수원에게 요금을 지불하지 않고 텔레패스를 이용해 빠져나가기 때문이었다. 운전자들은 우리의 교통카드처럼 생긴 텔레패스 카드를 발급받아 차량 앞 부분에 놓아두기만 하면 자동으로 요금이 지불된다. 선불이나 후불 방식인 이 카드 속에는 전자칩이 내장돼 있어 요금소에 진입하면 감지장치에 인식돼 자동으로 차단막대가 들어올려진다.

관광버스 운전사 샘 안토니오(47)는 “몇 년 전 텔레패스 제도가 도입된 뒤부터는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통과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절반 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