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프로축구 2000챔피언스리그는 결국 '스페인의 잔치'로 끝나게 됐다.
스페인 3팀,독일 1팀으로 4강을 형성했던 이번대회 준결승에서 독일의 '자존심' 바이에른 뮌헨이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 밀려 탈락한 것.
레알 마드리드는 10일 뮌헨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준결승 2차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1-2로 패으나 1차전에서 2-0으로 이긴 덕분에 골득실차에서 앞서 결승에 진출, 8번째 우승을 노리게 됐다. 98년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의 결승진출은 11번째.
레알 마드리드는 11일 열리는 발렌시아-FC 바르셀로나의 승자와 정상을 놓고 25일 프랑스 파리 생드니경기장에서 맞붙는다. 같은 나라 팀이 결승에서 맞붙기는 챔피언스리그 사상 처음.
이날 경기는 벼랑 끝에 몰린 바이에른 뮌헨의 일방적 공세. 7일 독일 FA컵 우승의 기세를 살려 경기초반부터 거세게 몰아붙였다. 전후반 퍼부은 슛만 20개. 전반 12분 카르쉬텐 얀커가 선제골을 잡아낼 때만해도 대역전극은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19분뒤 레알 마드리드의 니콜라 아넬카에게 뼈아픈 동점골을 허용, 일순간 패색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후반 9분 지오반 엘베르의 골로 리드한 바이에른 뮌헨은 미드필더 쉬테판 에펜베르크와 얀커 등을 내세워 골사냥에 나섰지만 추가골을 뽑아내지 못해 6만여 홈팬들의 탄식속에 눈물을 삼켜야 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부상중인 페르난도 모리엔테스 등 주전 3명이 빠졌지만 아넬카의 동점골 뒤 크리스티안 카렘베우와 마누엘 산치스 등 수비수를 대폭 보강, 1점차 패배를 지켜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말썽꾸리기'로 낙인 찍혔던 아넬카는 1차전 결승골에 이어 이날도 골을 잡아내 일약 '해결사'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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