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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무역수지 악화 악재 아니다"…외국 증권사 전망

입력 | 2000-05-11 19:29:00


주요 외국증권사들이 최근 “한국의 무역수지 악화 추세가 증시에 악재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잇달아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국계증권사인 유비에스워버그(구 워버그딜론리드)는 “‘무역수지 악화가 한국 주식시장의 기조 하락을 알리는 신호’라는 일각의 해석은 한국경제의 체질이 과거와는 달라졌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93∼95년 당시에는 무역수지 적자와 원화절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기업부채도 과다했으나 지금은 기업부채가 적고 수익지표가 호전되고 있어 무역수지 악화가 증시 침체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수입 증가가 주로 정보통신 투자 증가에 따른 자본재 수입 증가와 원유가 상승에서 비롯한 것이기 때문에 내용상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메릴린치도 “경상수지 흑자 축소는 성장추진력이 해외에서 국내로 옮겨졌다는 의미”라며 “수출실적이 좋은 기업 이외에 내수 중심의 우량가치주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 신경제가 금리인상을 견뎌내고 일본경제가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면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도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증시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소 엇갈린다.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전진오 연구원은 “최근 무역수지 악화는 금리를 인상하는 대신 원화절상을 용인해 물가를 잡으려 했던 정부 정책운용의 한계를 드러낸다”면서 “수출을 살리기 위해 물가 고삐를 잠시 늦추고 환율상승을 허용할 경우 환차익이 축소돼 외국인의 국내증시 투자매력이 줄어들게 된다”고 우려했다.

LG투자증권 임송학차장은 “수출입 구조가 우려만큼 나쁘지 않으며 보통 무역수지를 3개월 가량 선행하는 수출신용장내도액이 최근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하반기에 무역수지가 크게 호전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l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