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의 아틀란티스' 스티븐 킹 지음 최수민 옮김/ 문학세계사 펴냄/ 8400원▼
시드니 셀던, 존 그리샴 등과 함께 미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불리는 스티븐 킹의 연작장편 ‘내 영혼의 아틀란티스’가 최근 국내에 번역돼 선보였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9월 출간된 작품이다. 지난 3월 인터넷 온라인상으로 발표돼 사이트 폭주와 마비, 해킹 등으로 화제가 됐던 ‘총알 올라타기’를 제외하면 종이책으로는 ‘최신작’인 셈.
작품은 캐롤 거버라는 여주인공을 고리로 다섯 편의 장단편을 얽어맨다. 미국 독자들과 평론가들로부터 가장 찬사를 받은 부분은 전체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1편 ‘노란 코트를 입은 험악한 사나이들’.
막 사춘기에 들어선 소년 바비는 아파트 윗층에 세들어온 노인 테드와 친한 사이가 되지만, 과부인 엄마 리즈는 아들과 낯선 노인의 우정을 탐탁치 않게 여긴다.
얼핏 보면 전형적인 성장소설인 듯 하다. 그러나 킹 특유의 서스펜스 기법은 주인공 바비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테드를 쫓는 ‘노란 코트의 사내들’은 이내 바비에게도 거대한 위협의 그림자로 내리 덮친다. 윌리엄 골딩의 장편 ‘파리 대왕’을 언뜻 언뜻 내비치면서, 작가는 문명세계 한 구석에 숨은 집단 광기의 심층의식을 전면으로 끄집어낸다.
‘월남전 세대’ 특유의 사회적 상실감도 작품 다섯 편 전체를 꿰는 또 하나의 고리다. “우리가 가질 뻔했던 것, 우리가 잃어버린 것, 그리고 마침내 우리에게 남겨진 것들에 대해 얘기해보고 싶었다”고 47년생인 작가는 이야기한다.
문학세계사 펴냄. 최수민 옮김 전2권 각권 8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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