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특급’ 박찬호(27·LA다저스)와 ‘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21·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하루 건너 나란히 승리와 세이브를 따냈다.
박찬호는 14일 미국프로야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올 들어 가장 빼어난 투구를 선보이며 21일 만에 ‘3전4기’의 시즌 4승째(3패)를 올렸다.
8이닝 동안 자신의 통산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인 12개를 잡아냈고 피안타와 볼넷은 각 3개. 1점만 내줘 평균자책은 5.72에서 4점대(4.94)로 내려갔다. 박찬호가 8회까지 던진 것은 올 시즌 처음이다.
박찬호의 출발은 불안했다. 페르난도 비냐에게 1회 선두타자 홈런을 맞은 박찬호는 나머지 세 타자를 범퇴시키긴 했지만 2번 플래시도 폴랑코와 4번 마크 맥과이어에게 총알 같은 직선타구를 허용해 간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박찬호는 2회부터 매 이닝 삼진을 잡아냈고 3회부터 5회까지는 맥과이어를 포함한 6명의 타자를 삼진으로 솎아내는 위력적인 투구로 내셔널리그 팀타율 2위인 세인트루이스의 강타선을 봉쇄했다. 특히 박찬호는 ‘천적’이었던 왼손타자 레이 랭포드를 3연속 탈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맥과이어는 삼진 1개 포함해 3타수 무안타로 막아냈다.
올해 최고의 루키로 꼽히는 상대 선발 릭 엔키엘의 투구도 만만찮았다. 3승1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엔키엘은 7회까지 탈삼진 9개에 4안타 무실점으로 1-0의 리드를 지켜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했다.
그러나 엔키엘은 7회에 투구수가 이미 118개에 이르러 교체됐다. 다저스 타선은 이를 놓치지 않고 8회 에릭 캐로스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어 다저스는 9회 선두 채드 크루이터의 볼 넷과 박찬호의 대타로 나간 데이브 한센의 오른쪽 안타로 만든 2사 1, 3루에서 마크 그루질라넥이 좌익선상 2타점 2루타를 날려 자칫하면 승패를 기록하지 못할 뻔했던 박찬호에게 ‘행운의 4승’을 선물했다. 박찬호는 19일 오전 3시20분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승에 도전한다.
김병현도 13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6-4로 앞선 9회말 1사후 마운드에 올라 2타자를 가볍게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세이브를 챙겼다. 이로써 김병현은 1승1패3세이브를 기록했고 방어율은 1.62로 떨어뜨렸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애리조나는 14일 샌디에이고전에서도 6-2로 이겨 9연승을 달렸지만 마무리 김병현은 점수차가 커 등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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