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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여성록밴드 '미스미스터'3집 실험적 사운드 물씬

입력 | 2000-05-16 19:11:00


“걱정할 거 없어!”

여성 3인조 록밴드 ‘미스미스터’는 ‘어떤 점에서 걱정의 연속인 우리네 삶에 위안을 주기 위해’ 1주일 전 발표한 3집 음반의 제목을 이렇게 지었다.

머릿곡은 ‘Would You Stand?(너는 일어설수 있니?)’. 사운드가 부드러운 록발라드의 노래다. 가사의 내용도 친구에게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담고 있다. 록밴드 특유의 날카로움이나 힘보다는 여성 보컬(박경서)과 사운드가 주는 포근한 위안이 더 돋보인다.

‘Would You Stand?’는 새 음반의 컨셉을 충분히 담지 않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그 때문에 이 노래가 머릿곡이 됐다.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다가는 댄스 위주의 국내 음반 시장에서 생존하기 어렵다는 생각에서 음악적 고집을 ‘중화’시킨 노래다.

첫 수록곡 ‘Sometimes’에서 ‘미스미스터’의 음악적 주장이 한결 간명하게 드러난다. 록에 샘플링기법과 테크노 음악을 자유롭게 접목한 실험적 사운드가 훨씬 힘차다.

모던록 풍의 ‘벌레’는 과연 누가 벌레보다 못한 지 따져보자는 것같다. 사회의 낙오자들이 그런지, 아니면 영악하게 출세 가도를 달리는 자가 그런지. 박경서는 “뒤집어보기를 통해 외로움과 소외에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위로를 주고 싶다”고 말한다.

‘미스미스터’는 필로 민정(김민정·29)과 박경서 등 동갑나기 두 명이 96년 결성해 ‘널 위한거야’로 데뷔했다. 이들은 가요계의 기피 사항인 ‘여성’과 ‘록’을 이중으로 내세운 그룹으로 주목받았고, 록매니아에게도 실력을 인정받았다. 록밴드답게 라이브 무대에서 관록을 쌓아 공연 횟수가 100회를 넘는다. 이들은 97년 2집을 낸 뒤 3년의 공백을 가졌다가 이번에 3집을 내면서 그룹 ‘베이비 블루’ 출신의 베이시스트(이혜민·29)를 보강했다. 베이스 영입은 그룹 사운드에 리듬과 파워를 보강하기 위한 것.

이들은 “록의 매력은 형식과 느낌, 표현의 틀이 없을 정도의 자유로움”이라며 “우리가 좋아서 하는 음악이기 때문에 가요계의 자극적인 흐름에 편승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