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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부시, 사회보장제 공약 '뜨거운 감자'

입력 | 2000-05-16 19:12:00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가 15일 파격적인 사회보장제도 개혁안을 대선 공약으로 내놓아 한동안 잠잠했던 선거판 분위기가 뜨거워질 전망이다.

부시 주지사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랜초 쿠카몽가에서 “직원과 고용주가 분담해 내고 있는 사회보장세(소득의 12.5%)의 일부를 민영화해 주식투자 등의 방법으로 기금을 불려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사회보장제도 개혁 문제는 감세안과 더불어 가장 크게 주목받고 있는 선거 현안이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은퇴하는 2030년대 초반에 이르면 기금이 바닥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젊은 유권자들의 관심이 크다.

부시의 개혁안은 세금을 인상하는 대신 사회보장세 12.5%의 6분의 1정도(2%)를 민영화해 전문투자가를 통해 기금을 키워 가겠다는 것.

민주당 대선 후보인 앨 고어 부통령은 “부시의 개혁안은 사회보장기금을 늘리기는커녕 고갈시켜 국가경제를 위협할 것이며 근로자의 퇴직에 대비한 돈을 주식시장에 맡기겠다는 무책임한 구상”이라고 비난했다.

미국의 언론매체는 부시의 모험적인 구상이 유권자의 관심을 끌고 있으며 고어는 예상치 못한 ‘강펀치’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지는 올 들어 줄곧 상승세를 타온 고어 캠프가 최근 초점을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고어는 특히 쿠바 난민소년 엘리안 곤살레스 사태에 대해 애매한 태도로 일관해 쿠바계와 언론매체의 공격을 받았다. 한때 부시를 눌렀던 지지율은 크게 떨어진 상태다.

반면 부시는 라이벌이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지지를 이끌어낸 데 이어 혁신적인 사회보장제도 개혁안을 내놓으며 유권자의 지지를 얻고 있다.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