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민주화운동 20주년을 맞아 16일 광주 망월동 5·18묘역을 찾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이총재의 5·18묘역 방문은 96년 3월(신한국당 선대위원장), 97년 10월(한나라당 대선후보)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97년 10월 이후 네 차례나 광주를 들르긴 했지만 5·18묘역은 찾지 않았다.
이날 참배식에는 강창성(姜昌成)부총재 하순봉(河舜鳳)전사무총장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 등 당직자 100여명이 대거 수행. 분향을 마친 이총재는 "광주 민주화항쟁은 세계사적 사건으로 이제 20주년을 맞은 만큼 국민통합과 화합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언급.
○…이날 광주공항에는 허경만(許京萬)전남지사 등 기관장이 직접 나왔고 특히 경찰의 분위기가 달라져 평소 1시간 정도 걸리던 길이 20여분밖에 걸리지 않았을 정도. 한 당직자는 "광주에서 이런 대접을 받기는 처음"이라며 흥분. 이총재는 "예전에는 매우 삼엄하고 긴장된 분위기였다"면서 "오늘 시민들이 따뜻하게 맞아주고 악수를 청하는 모습을 보니 과거와 달라진 것 같다"고 고무된 표정. 이는 총선 승리 후 다시 부각된 이총재의 위상과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의 화해 분위기가 상승작용한 결과가 아니겠느냐는 분석.
○…이총재의 이날 광주 방문은 차기 대선을 앞두고 전국적 지도자의 이미지를 다지기 위한 수순밟기의 성격도 있는 듯. 이총재는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은 이번에 호남에서 한 석도 얻지 못했지만 결코 호남을 소홀히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호남 유권자들이 다음에는 크게 갚아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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