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같이 아무 부담없는 이미지의 6년차 3인조 혼성 트리오 ‘쿨’이 최근 1년 만에 신보 5집 ‘cool5’를 내자마자 또다시 돌풍을 몰아 오고 있다. 타이틀곡 ‘해석 남녀’는 발매 3주 만에 이미 각종 판매량 순위 집계 1위에 올랐다. 음반 판매량과는 별도로 팬들의 반응을 체감할 수 있는 방송사 가요순위 프로에서도 이미 10위권 안에 진입했다.
홍일점 유리(보컬)와 이재훈(메인 보컬), 김성수(래퍼)가 1995년 결성한 ‘쿨’의 코드는 “무게 잡지 말고 한번 놀아보자”다. ‘해변의 여인’ ‘미절’ 등의 히트곡으로 이어져 온 이런 코드를 5집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동료나 후배 댄스 가수들이 앨범을 낼 때마다 유행에 맞춰 테크노나 힙합적 요소를 섞어 시류를 좇지만, ‘쿨’은 언제나 경쾌한 비트의 ‘무념(無念) 댄스’내지 ‘바캉스 댄스’를 고집한다. 자연스레 가사에 부담스런 메시지는 없다.
대신 별다른 은유없이 온통 직설화법으로 무장한 말초적 가사로 젊은 남녀의 일진일퇴(一進一退)식 ‘소꿉장난 사랑’을 장난스레 노래한다. 가사에 부담없기로는 파워 듀오 ‘클론’도 빠지지 않지만, ‘쿨’은 이보다 더 가볍다. “여자가 없는 세상/그건 종말일거야/…코 꼈어 코 꼈어 제대로 코 껴버렸어…/”(‘해석 남녀’ 중) “통통한 나의 여자친구 살좀 빼랬더니/ 갈수록 가슴 살만 빠지고/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다시 먹였더니/ 그나마 없던 배만 나오더랍니다…”(‘Calorie’ 중).
가요계는 ‘쿨’의 경쟁력으로 솔직함과 건전함, 그리고 팬들과 항상 눈높이를 맞춰온 점을 꼽는다.
KBS2 TV ‘뮤직 뱅크’의 기획자인 경명철 주간은 “힙합 등이 해외교포 등에 의해 수입되면서 본토에서 ‘직송’됐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스스로 검증하지 않은 메시지 등을 담는데 비해 이들의 음악은 철저히 우리 젊은 세대의 감성에 발을 딛고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지난해말 KBS2 ‘입심 자랑 프로그램’인 ‘서세원쇼’의 최종 결승까지 올라갈 정도의 말솜씨 덕분에 1년 간의 공백 기간 중에도 SBS ‘기쁜 우리 토요일’에 고정 출연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에서 좀처럼 멀어지지 않았다. 이재훈은 “음악적 형식은 조금씩 변하겠지만,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일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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