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훤역을 맡은 뒤 6㎏이 빠졌습니다.”
요즘 시청률 40%를 오르내리는 KBS 1TV 사극 ‘태조 왕건’에 출연 중인 서인석씨(52). 지난해 10월 74㎏이던 몸무게가 요즘 68㎏을 오르내린다. 촬영 기간 중 매일 반나절을 말안장 위에 있으면서 자연스레 살이 빠진 것.
서씨는 “처음엔 내장이 출렁거릴 만큼 ‘된 운동’이다 싶었지만 지금은 여유만 되면 본격적으로 승마에 매달리고 싶을 정도”라며 “주위의 여자 탤런트 중엔 말을 타면서 장(腸)운동이 돼 변비가 사라진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골프에 이어 ‘대중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승마는 이처럼 운동 효과가 크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다간 ‘치명적 사고’가 날지 모르는 위험한 스포츠이기도 하다.
▼승마의 운동효과▼
‘말타는 것이 무슨 운동?’싶겠지만 승마의 1시간 운동량은 2700∼3000칼로리로 성인 여성이 하루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2300칼로리보다 많다. 따라서 식욕이 당긴다고 마구 먹지만 않으면 군살 빼기엔 최고의 운동. 두 달 동안 한번에 45분씩 하루 두 번 타면 허릿살 2, 3인치가 쉽게 빠진다.
한국마사회 승마단 김홍철단장은 “말을 다루는 법만 알면 말의 움직임에 따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온몸운동을 할 수 있다”면서 “특히 사타구니 골반 등 평소 사용하지 않는 부분을 강화시키는데 더없이 좋다”고 말한다. 또 말을 타면 궁둥이와 안장이 마찰되면서 괄약근이 운동돼 남성은 정력이 강화되고 여성은 성감이 좋아지며△자세교정 △관절염 예방 △소화기관 강화 등의 효과가 나타난다. 게다가 동물과 호흡을 함께 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자신감이 붙는다.
▼승마를 통해 환자도 치료▼
선진국에선 승마를 환자 치료에도 이용하고 있다. ‘승마치료’는 1953년 노르웨이의 한 물리치료사가 소아마비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도입했고 60년대 유럽, 70년대 미주로 번져갔다.
수원대 운동기능학과 이종영교수는 “미국과 캐나다에는 600여개의 치료승마센터에서 운동처방사 물리치료사 특수체육전공자 등이 협력해 환자를 돌보고 있다”며 치료대상자는 △정신질환자 △척추장애자 △다운신드롬 자폐증 등 선천성 장애인 △교통사고 환자 등 광범위하다고 설명.
▼어떻게 배울수 있나?▼
아직 초보자를 위한 문이 넓지는 않다. 경기 과천시의 한국마사회 승마교육원에서 무료강습을 하는데 신청자가 많아 전산추첨을 통해 수강생을 정한다.
초급반은 수 목 금요일에 배우는 ‘평일반’과 토 일요일에 배우는 ‘주말반’이 있으며 각각 오전 9시반∼11시, 오후 2∼3시반 강좌가 있다. 주말반(6월 3∼25일 강습)은 28일, 평일반(6월 7∼22일 강습)은 6월1일 신청을 받는다. 처음 배울 때 4만5000원 정도의 헬멧만 구입하면 된다.
사설승마장에서 한번에 3만∼5만원을 내거나 10회 30만∼50만원을 내고 배울 수도 있다(표 참조). 승마전문 토털 서비스업체인 갤럽호스(02-3443-0093)에선 6월5일부터 자유로 나파벨리 승마클럽, ㈜우리 남양승마클럽, 포천 삼광승마클럽 등에서 초보자 강습회를 갖는다. 하루 3만∼3만5000원을 내면 서울이나 경기 일산 평촌 등에서 서틀버스를 타고 승마장에 가서 식사와 함께 승마를 배울 수 있다.
▼외승에 현혹되면 곤란▼
승마의 꽃은 바닷가나 초원 또는 산길을 바람처럼 질주하는 외승(外乘). 국내 외승 코스는 △경기 화성군 궁평리와 어도의 해변 △경기 포천군 염평리 야산 △경기 파주시 백학면 둑방길 △충남 태안군 안면도 해변 등. 특히 물보라 이는 바닷가 백사장을 질주하는 기쁨은 환상적이다. 그러나 영화 ‘런어웨이 브라이브’의 여주인공 줄리아 로버츠처럼 초원을 ‘폼나게’ 달리는 것은 쉽지 않다. 말은 잘 놀라고 도망을 잘 치는데다 귀소본능이 있어 승마장을 떠날 때보다 돌아올 때 훨씬 빨리 뛰기 때문.
김홍철단장은 “외승 사고는 한 번 나면 치명적일 수 있다”면서 “승마지도자 자격증이 있는 교관에게 배워 최소 1년 기본기를 익힌 다음 외승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