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봐, 포졸이! 내 말 좀 들어봐! …새가 날아든다 웬갓 짭새가 날아든다. …문제야 문제, × 같은 짭새와 꼰대가 문제. 민중의 지팡이, 흥 × 까라. ”
3인조 인기그룹 ‘DJ DOC’가 경찰과 공권력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내용의 5집 앨범을 내 경찰이 법적 대응에 나섰다.
서울 강남경찰서 장기택 서장과 김치중 경무관 등 경찰 간부 21명은 17일 ‘DJ DOC’ 멤버 이근배씨(예명 이하늘)와 앨범 제작회사인 ㈜새한을 상대로 음반배포를 중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내고 이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겠다고 밝혔다고 이대희(李大喜)변호사가 16일 말했다.
이변호사는 “‘DJ DOC’의 새 음반이 경찰 전체의 명예를 훼손하는 차원을 넘어 공권력을 조롱하고 있어 경찰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경찰청장 등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대응방안을 논의했으며 일단 ‘DJ DOC’ 프로덕션의 소재 지역을 관할하는 강남경찰서에서 대표로 고소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배포된 음반에서 주로 문제되고 있는 부분은 4번째 곡인 ‘핵폭탄 투하’와 5번째 곡 ‘포졸이’. ‘일부 쓰레기 같은 양심에 털난 포졸이’ ‘× 같은 짭새와 꼰대가 문제’ ‘너네 짭새들의 × 같은 총소리’ 등의 표현이 여과 없이 빠른 랩으로 전달된다.
또 경찰들의 추격장면을 ‘인간사냥’이나 ‘서바이벌 게임’으로 묘사했는가 하면 ‘살벌한 조폭’들과 ‘형님 동생’하면서 뒤를 봐주고 돈을 받는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한 경찰관계자는 “‘DJ DOC’ 멤버들은 음주운전과 뺑소니 폭력 혐의 등으로 수차례 경찰에 불려와 구속영장이 청구된 적이 있다”며 “사사로운 감정을 노래에 담아 공권력을 모욕했다”고 말했다.
새한측 관계자는 “경찰 전체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공권력을 조롱한다는 주장은 논리의 비약”이라며 “이 논리대로라면 영화 ‘투캅스’도 사법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청소년들을 인기 기반으로 하고 있는 ‘DJ DOC’가 욕설 가사를 내놓은 것은 ‘저항’이 아니라 ‘저항의 상품화’에 불과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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