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열풍'이 미국본토와 일본열도에서 나란히 뜨겁다. 열풍 의 최정점은 19일.
이날 박찬호(27·LA다저스)는 시카고 커브스를 상대로 시즌 5승째를 노리고 정민철(28·요미우리 자이언츠)은 일본 진출 2개월여만에 야쿠르트 스왈로스전에 선발로 나와 1군 데뷔전을 치른다.
박찬호와 정민철은 각각 공주고와 대전고를 나온 동기생. 고교시절 둘은 지역예선전을 치르며 서로 대결했던 라이벌.
그러나 현재 둘의 입장은 정반대.
박찬호는 원래 낙천적이기도 하지만 메이저리그 통산 개인 50승(현재 51승)을 넘기며 '빅스타'반열에 올라 평상심을 유지한채 마운드에 선다.
반면 일본야구에선 새내기나 다름없는 정민철은 이번 등판 결과에 따라 1군 잔류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각오가 비장하다.
박찬호는 17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불펜투구를 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리글리필드는 박찬호가 메이저리그 첫승을 올렸던 구장이며 통산 5승1패로 '승수쌓기 1번지'.
시카고 커브스는 97년 8월12일 박찬호의 첫 완투승 희생양으로 박찬호는 시카고 커브스를 상대로 통산 8승(2패)을 거둬 구단 중 최다승을 기록하고 있다.
14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8이닝 '황금투구'를 보였던 박찬호로서는 만만한 상대를 대상으로 완투승을 노려볼만 하다.
지난해 완투가 한번도 없었던 박찬호로서는 98년 9월 완투승이후 1년8개월만에 완투승을 기대하고 있는 것.
지난달 23일 오른손 중지에 물집이 심하게 잡히며 잃었던 손끝감각도 완전히 되살아났다.
시카고 커브스는 깅타자 새미 소사를 제외하곤 '5승 제물'로는 제격이다.
변수는 날씨.경기가 열리는 19일 일리노이즈 시카고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릴 것이란 일기예보가 있었기 때문.
지난해 한화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정민철은 2월6일 일본에 건너가 난생처음 2군생활을 해봤다.하지만 배짱으로 견디며 '꿈의 평균자책'이라는 0점대 평균자책(0.60)을 기록하며 드디어 1군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마음이 편하진 않다.박찬호와 마찬가지로 그의 동기생인 조성민(27·요미우리 자이언츠)도 20일 22개월만에 1군에 올라오기 때문.
일본야구 외국인 투수 1군 엔트리는 단 2명.미국에서 온 메이가 확실히 자리잡고 있어 정민철과 조성민이 나머지 한자리를 놓고 경쟁을 해야되는 입장이다.
정민철의 입장에선 19일 진구구장에서 벌어지는 야쿠르트전이 일본 데뷔전이자 앞으로의 운명을 결정질 수 있는 최대의 고비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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