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현행 7년인 대통령 임기를 5년으로 줄이자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리오넬 조스팽 프랑스 총리는 16일 하원 연설을 통해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더불어 대통령 임기 축소를 위해 필요한 헌법 개정을 추진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고 “대통령 임기 축소안을 상하 양원 합동위원회에 제출하거나 국민투표에 부쳐 관련 헌법조항을 개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샤를 드골 전대통령이 1958년 7년 임기제를 도입한 이후 지금까지 대통령 임기를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러 차례 제기됐다. 대통령 임기가 선진국 가운데 가장 길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프랑수아 미테랑 전대통령은 무려 14년간 대통령으로 재임했는데 2번째 임기 말기에는 전립선암이 심해져 거의 국사를 보지 못하는 상황이 되기도 했다.
2002년으로 다가온 다음 대선을 앞두고 다시 대통령의 임기를 줄이자는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 지스카르 데스탱 전대통령은 최근 야당의원 100명의 지지를 얻어 의회에 임기축소 법안을 제출했다.
그동안 임기 축소에 반대하던 시라크 대통령도 데스탱 전대통령이 법안을 제출하자 대변인을 통해 “(임기에 관한) 생각을 바꿨다”며 “2002년 대통령 선거전까지 개혁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소식통들은 시라크대통령이 2001년 말 대통령 임기 축소에 관한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기 축소안 지지자들은 대통령의 임기를 5년으로 축소하면 대선과 총선 주기가 일치, 어쩔 수 없이 국력을 소모해야 하는 좌우동거정부가 탄생할 가능성이 적다고 주장하고 있다.
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