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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25시]콜택시 이용 대중화

입력 | 2000-05-17 20:20:00


"아직도 길에서 택시를 잡으십니까."

서울 등 수도권에 '콜택시 문화'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확산되고 있는 서울의 콜택시는 '특별한 일'이 있을 때 몇천원의 '콜 요금'을 더 주고 불렀던 80년대와는 다르다.

일반(중형)택시도 미터요금 이외에는 별도의 콜 요금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서비스 수준도 만족스럽다는 게 이용자들의 평이다.

이 때문에 전화로 택시를 부르는 건 '작은 사치'라고 여겼던 평범한 시민들 중에도 스스럼없이 사무실이나 집 앞으로 택시를 부르는 사람이 늘고 있다.

17일 현재 서울의 개인 및 회사택시를 합쳐 7만대의 택시 가운데 콜 기능을 갖춘 택시는 21.5%인 1만5000여대(모범택시 3782대 포함). 2, 3년 전만 해도 일반택시 가운데 미터요금만 받는 콜택시가 거의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콜택시가 급속하게 늘어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당시 택시 승객이 크게 줄었던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서비스 경쟁의 일환으로 콜 기능을 갖추는 일반 택시들이 생기면서 콜택시의 편리함을 체험한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신도시를 추가 요금을 내지 않고 오가는 '한강콜' '국민캡' 등 콜택시가 신도시 주민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콜택시 문화가 자리를 잡게 됐다.

98년 10월 일산에 사는 20명의 개인택시 기사가 모여 만든 한강콜은 현재 회원 기사가 570명으로 늘어났으며 올해 3월에는 기사들이 공동주주로 참여한 '한강콜서비스'라는 주식회사로 발전했다.

'국민캡'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한국통신파워텔 콜'은 분당 평촌 산본 중동신도시를 포함해 서울과 경계가 닿아 있는 모든 지역을 미터요금을 기준으로 운행하고 있다. 2000명의 기사가 가입해있는데 하루에 3000건 가량의 이용신청 전화가 온다.

콜택시 이용자가 늘면서 최근에는 자정 무렵과 같은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에는 콜택시를 부르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울 때도 많다.

현재 대부분의 콜택시는 택시 기사들이 자비로 무선공중망무전기를 택시에 장착하면 중계센터에 있는 여직원이 전화를 받아 연결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무전기 장착비용은 100만원을 웃돌았으나 현재는 60만원 가량으로 낮아졌다. 센터에서 "00에 손님 있습니다"고 방송하면 00지점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기사가 스위치를 누르는 방식이다. 한강콜의 경우 회원 기사들은 월 2만원의 회비를 내고 한번 손님을 연결 받을 때마다 500원씩을 추가로 낸다. 모범택시기사들이 모인 개인택시조합콜은 인공위성을 이용해 회원 택시의 위치를 파악, 연결해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법정 미터요금 이외에 별도의 콜 요금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때문에 서울 시내 상당수 콜택시는 호출할 때 행선지를 묻는다. 단거리 승객을 꺼리기 때문이다. 한 택시기사는 "기본요금 정도의 거리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콜택시를 적극 장려할 방침이다. 시 운수물류과 관계자는 "도로를 배회하다 손님을 태우는 기존의 택시운행방식은 교통난을 가중시키고 이용자의 불편도 커 2, 3년 내에 모든 택시에 콜 기능을 갖추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