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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 21세기 비전]증산도 '해원상생' 정신

입력 | 2000-05-18 19:29:00


“시간관리는 모든 생활개혁의 근본이다” “활력이 있어야 큰 일을 할 수 있다” “성생활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올바르고 절제가 있어야한다” “상생(相生)의 마음으로 덕을 펼치는 것을 생활화하라”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적산동 증산도 광화문 도장. 성도 10여명이 모여 “훔치 훔치…”로 시작하는 태을주(太乙呪)주문을 외며 수행을 시작했다.

증산도는 구한말 활동했던 강증산의 가르침을 따르는 종교단체. 한국의 자생 종교다.

증산도는 우주가 천(天) 지(地) 인(人) 삼계(三界)로 이루어져있다고 본다. 증산도에 따르면 인간은 우주의 열매이다. 우주만물이 오랫동안 음양의 조화속에 생성한 것이 인간이며 인간은 우주의 열매로서 자신을 가다듬고 완성해야 한다.

이러한 인간은 우주만물과의 조화속에 자신을 완성시켜가는 수행이 필요하다. 인간은 육체적인 존재일뿐만 아니라 영적인 존재로서 자신의 영혼을 갈고 닦아야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인 세계가 존재한다고 가르치는 증산도는 조상의 영혼을 귀중히 여긴다. 따라서 증산도 도장에서는 증산도를 믿는 이들의 조상을 모신 위패와 한민족의 뿌리로서의 단군 환인 환웅을 모신 위패를 볼 수 있다. 이들은 신앙의 대상은 아니지만 귀중한 존재로서 모셔진다.

“지금까지 인간은 성장에만 눈이 어두워 서로 맞서고 경쟁하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지금 시대는 이로인한 갈등이 극에 달한 때입니다. 인간들이 더 이상 원한을 쌓지말고 갈등의 시대를 마감해야 합니다.”

광화문도장의 책임자인 한응섭 포정(布正)은 증산도에 입각한 시대진단을 내렸다. 그는 증산도가 이 우주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우주의 봄 여름은 생성과 성장의 시대로서 서로 경쟁하는 시대라는 것이다. 반면 가을과 겨울은 수확과 결실을 맺고 새로운 주기로 들어가는 시대라는 설명. 증산도는 이제 세계는 여름의 시대에서 가을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고 본다.

이 때 인간은 영혼을 갈고 닦아 덕을 길러 서로 원한을 풀고 잘 살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해야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증산도에서 말하는 ‘해원상생(解寃相生)’ 정신이다.

증산도인들은 이같은 세계관에 입각해 타인을 위해 덕을 베풀고 자신의 수행에도 매진할 것을 가르친다. 그들이 외우는 ‘태을주’ 주문은 소리의 파동을 이용해 자신의 심령을 맑게 하는 수행법이다. 또 ‘태을주’ 주문을 체조로 형상화한 ‘도공(道空)체조’를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이 도공체조는 기공과도 연관이 있으며 몸을 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들은 시간관리, 건강관리, 묵은 습성 버리기, 상생의 정신 펼치기 등 10개 항의 ‘생활개혁 지침’을 정해 자기수행에 매진하고 있다. 또 근본을 잘 살펴 가르침을 얻는다는 ‘원시반본(原始返本)’의 정신으로 우리 옛 문화연구에도 힘쓰고 있다.

우리 것을 올바로 알며 대립의 자세를 버리고 끝없는 자기 수행을 통해 덕을 펼쳐 상생의 길을 걸어야한다는 것. 증산도가 우리시대에 전하는 메시시다. 02-739-6597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