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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그리운 금강산' 후편완성 작곡가 최영섭씨

입력 | 2000-05-18 23:46:00


"비로봉 머리 위엔 봄이 보이고/겨울이 물결위에 떠 내려가네…." 작곡가 최영섭 (崔永燮·72)씨가 노래로만 그리던 금강산에 올라 가곡 '그리운 금강산'의 후편을 작곡했다. 15일 메조 소프라노 김학남(金學男)씨와 함께 현대 금강호를 타고 금강산에 도착한 최씨는 18일 안양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한글학자 홍일중씨(65)가 금강산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소재로 쓴 네 편의 시를 머릿속으로 거듭 되뇌며 악상을 다듬었다.

최씨의 금강산 방문은 '그리운…'작곡자인 최씨가 정작 금강산을 찾지 못했다는 사실이 동아일보(1999년 1월12일자 8면)를 통해 보도되자 현대상선측이 그를 초청해 성사된 것.

"'그리운 금강산'은 39년전인 1961년 작곡했어요. 이번에 처음 보는 금강산은 웅장한 남성미와 오밀조밀한 여성미가 어울린, 천하의 명산이었어요. 굽이굽이를 돌며 마주친 풍경이 그대로 머릿속에 선율로 떠올랐습니다." 금강산에서 대강의 구상을 마친 네 곡은 곧 완성해 김학남씨의 노래로 KBS 스튜디오에서 녹음, 6·25에 맞춰 방송으로 공개될 예정."'그리운 금강산' 가사 속에 있는 '못가본지 몇몇해'라는 표현은 시대변화와 더불어 낡은 말이 되었지만, 답답함은 더해지더군요. 저 아래 얼굴을 모르는 동포들을 언제 만날 수 있을 것이며, 이산가족의 아픔은 언제나 달랠 수 있을지…." 그는 "김학남씨의 선창으로 금강산에서 '그리운 금강산'을 소리높여 부르고 싶었지만, '금지곡'이라는 북측 관계자의 만류 때문에 나지막이 콧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며 아쉬워했다.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