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에 관한 우습고도 놀라운 진실 리처드 토레그로사 지음/푸른숲 펴냄▼
사냥, 목축, 애완용…. 개는 역할도 가지가지. 그러나 가장 특이한 용도의 개는 멕시코의 ‘침대를 데우는 개’다. 머리에만 약간 털이 있을 뿐, 몸통에 털이 없는 이 품종은 체온이 39도나 된다. 산악지대의 추운 겨울 밤, 주인보다 먼저 침대에 들어가 따뜻하게 하는 것이 역할이란다.
고양이는 오른발잡이일까? 통계에 따르면 40%가 오른발, 20%가 왼발을 주로 사용한단다. 나머지 40%는 양쪽을 비슷하게 쓴다.
개와 고양이에 대한 통계 일화 관리법 등 갖가지 사실을 246쪽에 빼곡하게 기록한 책. 애완동물 애호가들이 눈을 반짝일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두발로 걷지 않는 포유류엔 관심이 없다’는 사람에게도 흥미롭게 읽히기는 마찬가지다.
지구상엔 고양이와 개 중 어느 편이 많을까? 고양이가 세 배 이상 많아 5억마리에 달한다. 개는 왜 겁을 먹으면 꼬리를 감출까? 항문에서 개마다의 특유한 냄새가 나오므로, 개에게 항문을 가리는 것은 사람이 얼굴을 가리는 것과 같다. 왜 고양이는 쌀쌀맞을까? ‘조용한 태도’를 우호적으로 해석하는 자기네들끼리의 관습 때문. 특히 푸른 눈의 고양이는 난청일 확률이 높으므로, 불러서 오지 않는다고 야단칠 건 없다. 그리고…, 사람과 개 중 어느 쪽이 더 배신을 잘할까? 사람과 고양이 중 어느 쪽이 더 위신을 잘 지킬까? 그런 내용은 책에 없다. 이상원 옮김. 8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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