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축구의 축제가 된 2000년 유럽프로축구챔피언스리그에서 어느 팀이 우승을 차지해 축제를 주관할 것인가.
챔피언스리그 사상 최초로 같은 스페인팀인 레알 마드리드와 발렌시아 CF가 25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생드니구장에서 격돌해 유럽최고의 축구클럽을 가린다.
98년 대회를 포함해 통산 7번의 우승을 차지한 마드리드와 창단 이후 첫 대회우승을 노리는 발렌시아.
국내파 라울 곤잘레스와 모리엔테스, 프랑스 출신 아넬카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공격을 이끄는 마드리드와 노장 수비수 루이스 밀라와 앙글로마를 중심으로 철벽수비를 구축, 역습을 노리는 발렌시아의 경기는 창과 방패의 대결로 점쳐진다.
미드필더 카를로스의 자로 잰 듯한 패스를 받아 상대 진영 좌우, 중앙을 가릴것 없이 돌파하는 마드리드의 공격 트로이카는 스타플레이어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개인기 위주의 경기를 하지 않고 서로에게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어 준다.
발렌시아는 특출한 공격수가 눈에 띄지 않지만 철벽수비로 빗장을 잠그고 역습으로 상대 골문을 공략한다.
포워드 로페스의 높은 골결정력과 미드필더 앙굴로의 공격 가담이 위협적이다.
객관적으로 공격력에서 앞선 마드리드의 우세가 예상되지만 국내리그의 성적으로 본다면 뜻밖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마드리드는 최근 3차례의 홈경기에서 선수들의 피로와 수비수들의 조직력 와해를 드러내며 내리 패해 리그 5위로 내려 앉았다.
아넬카와 모리엔테스가 부상에 시달리고 있고 주전 미드필더 구티도 부상으로결승전에 나설 수 없는 것도 마드리드의 고민거리다.
반면 발렌시아는 비록 리그 3위에 그쳤지만 내년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내 기분좋게 결승전에 임하게 됐다.
왼쪽 수비를 맡은 이탈리아 출신 카르보니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지만 선수 대부분이 큰 부상 없이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객관적인 전력보다는 경기 당일의 선수 컨디션이 크게 작용하는 단판 승부는 어느 누구도 승리를 장담 못한다는 점에서 세계축구팬들에게 관심사가 되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