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남 장사 전성시대.’
고목에 꽃이 피나. 지난해 김영현(LG)과 이태현(현대)의 ‘양강 체제’를 굳게 지켰던 민속 씨름이 올해는 새 판도로 짜여지고 있다. ‘봉팔이’ 신봉민(26·현대)과 ‘슈퍼 두꺼비’ 김정필(27·현대) 등 김영현과 이태현에게 밀려났던 ‘왕년의 장사’들이 다시 정상권에 우뚝 서 건재를 과시하고 있기 때문. 이들은 모두 결혼을 한 선수로 최근 새삼스럽게 싱싱한 ‘총각 장사’들의 기를 꺾어 화제를 뿌리고 있다.
93년 10월 현대에 입단해 94년부터 프로에 들어선 신봉민은 그 해 첫 대회인 3월 청주 대회에서 천하 장사에 올라 돌풍을 일으켰던 주인공. ‘들배지기의 명수’라는 별명을 얻으며 꾸준히 성적을 올리다 97년 3관왕에 오르며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허리 부상으로 98년 창원 지역장사에 한차례 오른 것을 제외하고는 타이틀을 얻지 못했다. 올해 부상에서 회복하면서 ‘화려한 재기’에 성공한 신봉민은 2월 설날 장사와 3월 장흥 장사에 이어 21일 막을 내린 하동 장사에까지 올라 다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무려 4년2개월간이나 ‘무관의 설움’을 곱씹다 하동 대회에서 백두 장사에 오른 김정필의 재기도 감격적이다. 96년 순창 백두 장사 이후 장사 타이틀과는 인연이 멀었던 김정필은 지난해까지 “이제 전성기를 지났다”는 평가를 받아 왔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결혼과 함께 마음을 다잡았다. 겨우내 산을 오르며 체력을 쌓았고, ‘선제 공격’을 내세워 후배들을 제압했다. 김정필은 “30세까지는 체력에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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