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소 및 코스닥시장이 22일 폭락한 가운데 원-달러환율이 달러당 1130원대를 돌파하고 시중금리도 상승조짐을 보이는 등 금융지표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특히 주식시장의 경우 홍콩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증시가 미국증시의 조정여파로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추가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39.07포인트(-5.34%) 하락한 691.61을 기록, 심리적인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700선이 힘없이 무너졌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무려 12.59포인트(-9.32%)가 폭락한 122.41로 마감했다.
거래소 코스닥 두 시장의 지수는 이날 한꺼번에 연중최저치를 경신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작년 4월14일(687.41)이후, 코스닥지수는 작년 5월21일(121.8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1년전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이날 점심시간 첫 개장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거래량은 1억7662만여주, 거래대금은 1조5701억여원에 그쳤다. 특히 거래대금이 연중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위축된 장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했다.
증권전문가들은 정부가 투신권 공적자금 조기투입, 뮤추얼펀드 만기연장검토 등 증시대책을 내놓은 상태에서 폭락세가 지속된 점을 중시, 향후 장세에 대해 상당한 우려감을 표시했다.
이날 주가폭락은 국내적으로는 △금융시장 구조조정에 따른 불안 확산과 △원-달러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 가능성 △무역수지 흑자폭 축소, 대외적으로는 △미국 금리의 추가인상 및 이에 따른 전세계 증시의 위축 우려감 △유가인상추세 지속 등 대내외 악재가 겹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전날에 비해 7.90원이 오른 1130.60원으로 마감, 2월29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장초반은 엔화 강세로 하락세로 출발했으나 환율상승심리가 확산되면서 수입업체들의 수입결제수요가 나오고 외국인투자자들도 환율상승을 우려해 역외선물환(NDF)시장에서 1억달러 가량의 달러를 사들여 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부추겼다.
한편 시장금리는 이날 지급준비 마감일 때문에 시장에 나오는 채권물량이 없어 보합세를 유지했으나 금융불안 양상이 지속되고 있어 회사채의 경우 조만간 연 10%선을 돌파할 것으로 채권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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