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세 때의 데뷔작 이후 무려 723편의 작품을 발표, 다작 베스트셀러 작가로 기네스북에 오른 영국의 여류 소설가 바버라 카틀랜드가 21일 런던 자택에서 숨졌다고 가족들이 밝혔다. 향년 98세.
1901년 7월 영국 귀족 집안에서 출생해 전성기 때는 2주일에 1편씩의 소설을 ‘쏟아낸’ 왕성한 정력의 카틀랜드는 이른바 로맨스 소설로 완벽하게 한세기를 주름잡은 여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사랑을 비웃지 마라’ 등 그의 소설은 36개 국어로 번역돼 전 세계로 10억부 가량이 팔려나갔다.
첫 결혼에서 낳은 딸이 고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의 아버지와 결혼, 왕실과도 인연을 맺기도 했던 그는 작품 속에서 시종 절제된 삶을 강조했다. 연애에 관한 한 철저히 올드 패션을 고수, 육체적 접촉 묘사는 키스 이상을 넘지 않았다. 인도주의와 박애정신을 고양했다는 공로로 1991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그녀에게 작위를 수여했다.
하지만 정작 카틀랜드의 젊은 날 애정 행각은 매우 현란해 1927년 첫 결혼 이전에만도 49차례 구혼을 받았다고 스스로 실토한 바 있다. 90대에도 핑크빛 의상과 화려한 메이크업을 유지한 그녀는 3년 전 “공작과 결혼하고 싶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