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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업]칸영화제 여우주연 아이슬란드 가수 비요르크

입력 | 2000-05-22 19:36:00


“비요르크! 비요르크!”

21일 칸 뤼미에르 대극장은 ‘어둠 속의 댄서’의 독무대였다. 시상식장은 영화의 계산된 시나리오처럼 움직였다. 비요르크가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된 뒤 몇 분 지나지 않아 같은 작품에 출연한 카트린 드뇌브가 라스 폰 트리에 감독에게 황금종려상을 건네준 것.

이날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칸영화제 최고의 스타로 부상한 아이슬란드의 비요르크(36). 미인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영화의 강렬한 이미지와 함께 작은 키에 어린애 같은 목소리, 짙은 눈썹, 큰 눈 등 ‘요정’ 같은 모습으로 칸영화제를 사로잡았다.

“영화는 내게 전쟁터였다. 음악은 나만의 내면 세계에 빠져드는, 꿈의 세계에 들어가는 것이었지만 연기는 다른 사람들과 부닥치는 것이었다. 몇 달 동안의 촬영이 너무 힘들어 물 밖에 나온 ‘물고기’와 같았다.”

그는 배우이기에 앞서 아이슬란드를 대표하는 팝가수로 유명하다. 11세 때 첫 음반을 낸 그는 23년간 13장의 앨범을 출시하면서 여러 장의 밀리언셀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심장이 너무 빨리 뛰는 바람에 시상식장에서 심사위원장인 뤽 베송이 내 이름을 부르면서 극중의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을 듣지 못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처음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연락을 받고서 연기가 아니라 음악을 맡아달라는 것으로 알았으나 알고 보니 배우로 출연해 달라는 것이었다.

비요르크는 “나는 내성적인 편이어서 말(연기)한다는 것은 참 힘들었다”며 “녹음 스튜디오는 현실을 벗어나는 오아시스다. 영화는 때로 나를 고통스럽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우주연상 수상에도 불구하고 ‘영화로의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강조했다.

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