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웹진 ‘달나라 딸세포’를 벗긴다.
달나라 딸세포(이하 달딸)가 도대체 무슨 뜻이냐구요? 달은 28일주기 즉 여성의 생리주기, 딸세포는 여성들이 서로 손을 잡고 번식하는 느낌이 좋아서 둘을 합쳐 ‘달나라 딸세포’로 지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여성성’을 상징한다.
▲달딸? 달딸이 뭐지▲
참! 인터뷰 주인공? ‘달딸’의 편집장. 달딸은 매년 편집장을 돌아가면서 한다. 따라서 편집장이란 직책은 '얼굴마담'일 뿐. 어쨌든 편집장 ‘야옹씨’를 통해 ‘달딸’을 벗겨보자.
달딸의 구성원은 15명선. 이들이 필진이 되어 매달 글을 올린다. 글들은 톡톡튀고 신선하다.‘달딸’이란 이름처럼.
편집장 야옹씨가 쓴 ‘신여성 나혜석 가상인터뷰’를 잠시 보자.
야옹이:언니랑 같이 유학생활을 했던 당시의 신남성,아니 신지식인들은 어땠나요?
나혜석: 그 치들도 유학을 가서는 여자들도 세상으로 나와야 하네하며, 같이 입센의 '인형의 집'을 탐독하고 의견을 교환하고 했습니다. 하지만 조선에 들어와서는 같이 유학한 나같은 여학생들에 대해서 험담은 물론이거니와, 우리네들의 학문적인 성과나 곧은 의견보다는 자기 친구네들과의 연애사실 등에 대해 못된 말들을 많이 했습니다.
혹 나혜석을 모르는 독자를 배려(?)해 사족하나 붙이면 나혜석은 동경유학을 갔다 온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1896~1948).
이렇게 달딸의 상상력은 소위 ‘깬다’. 그러나 한편 나혜석 인터뷰에서 볼 수 있 듯이 ‘배운 티’가 나는 것도 사실.
달딸은 서울대여학우모임 ‘여해그림’에서 출발한 웹진. 그러나 달딸은 서울대모임이라 불리길 원치 않는다. 야옹씨는 지금은 분명 서울대모임이 아니고 달딸이 인텔리적인 성격에 한계성을 갖는 것도 싫단다.
달딸을 보는 시선 또하나. “쟤넨 너무 이론적이야”
야옹씨 曰 “우리를 표현해주는 이론이 있다면 아마 사이버 페미니즘일거에요. 사이버 페미니즘이란게 별거는 아니구 그냥 사이버스페이스에서 ‘여성’이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사이트가 되었으면 하는 거에요.”
▲자유로운 여자들의 해방구▲
그렇다. 달딸은 여성이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공간이다. 성,담배,사는 얘기 등 여자들의 자유로운 '수다 사랑방'이다. 바로 그것이 웹진 ‘달딸’의 성격이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같은 ‘딸’로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구요. 재미있는 경험과 살아가는 규범을 같이 만들어갔으면 좋겠네요.무엇보다 계몽적인 내용보다는 여성들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내용들이 필요할거에요.”
그렇다면 소위 ‘사이버 페미니스트’라 불리는 달딸 멤버들은 현실에서 여성이 겪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까. 야옹씨는 또래의 여자애들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야옹씨가 누군지 궁금하시죠? 나이는 스물 여섯. 여자.현재 대학원생. 그 외 신상명세는 특급 비밀.
“한 친구는 직장 상사가 말 안듣는다고 해고해서 제소했구요. 또…아무도 안 썼던 생리휴가를 쓰기도 하고 학교에서 권위적인 남자선배와 싸우기도 하고 그러죠.뭐”
야옹씨는 또래와 비슷하다지만 이같이 행동하는 스물 여섯 또래들이 얼마나 될까.
달딸 멤버들은 자신들이 웹진의 필자라고 생각치 않는다. 웹진을 내는 것보다 이들에게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우리들이 공동체라는 사실’이 그것. 야옹씨는 이들과 평생을 같이할지도 모르는 두려움에 빠져있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했다.
“서로의 생활을 나누고,서로의 삶에 개입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대면 인터뷰? 죽어도 안해!▲
달딸 멤버들이 서로의 삶을 나누다 더 많은 ‘딸’들과 나누고 싶어 웹진을 만들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한마디로 여성공동체가 되어 얘기하고 놀자는 것.
하지만 달딸은 인터뷰를 꺼려 한다든지(이메일 인터뷰는 OK!) 이름,사진 등 개인신상을 공개하지 않는다든지 ‘너무 많이 알려지기’를 꺼린다.
“저희는 사람들이 엄청 많이 들어와서 의견을 공유하고 그런 것들은 원하지 않아요. 그저 적정수의 사람들이 들어와서 충분히 자신들의 얘기를 하고 나누는 사이트였으면 좋겠어요”
그저 적정수의 여성공동체가 되는 것. 달딸의 바람이다.
인터뷰는 더 될 것 같지만 여기서 끝. 왜? 더 자세히 알고싶으면 ‘달나라딸세포’(http://dalara.jinbo.net)로 들어가보시라.
이희정/동아닷컴기자 huib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