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를 해서라도 임기를 연장하려한 이승만 대통령과 군사 쿠테타에 의해 정권을 장악했던 군사정부 그리고 이어진 군 장성출신 대통령이 통치하던 시절. 서울을 관광하며 남산에 올라 서울 전경을 카메라에 담아보려던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지나친 경찰의 보안에 얼굴을 찌푸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군사정부와는 완연히 다르다는 의미로 문민정부라는 새로운 용어가 탄생하여 일반시민에게 크게 달라진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점은 바로 청와대 방향으로 서울 전경을 찍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당시 상황으로 청와대 경호가 중요하였다 하더라도 일반시민들이 남산에 올라와 청와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것까지 금지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전직 두 대통령이 전해듣는다면 과연 그들이 믿을 수 있을 것인지 의아스럽다.
그러나 오늘도 청와대 주변 100여 미터마다 서있는 사복경찰은 군사정권 때와 전혀 달라진 바가 없음을 깨닫게 해준다. 청와대 주변의 삼엄한 분위기를 과연 현 대통령께서 알고 계시는지 궁금하다. 청와대쪽에서 내려오던 한 택시기사는 이쪽에 오면 웬일인지 죄를 짓지도 않았는데도 무섭다면서 조금 덜 삼엄하면 좋지 않겠느냐 반문한다.
남산의 분위기는 분명 달라졌지만, 군사정권과 큰 차이를 볼 수 없는 오늘의 청와대 경호환경이 과연 필요한 현실인지 청와대쪽에 묻고 싶다.
총기를 휴대할 수 있는 시민과 관광객이 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워싱톤의 백악관 경호가 어떻게 하면 가능한지 우리의 경호 책임자는 배워와야 되지 않을까 싶다.
청와대 경호 분위기는 이제 좀더 평화롭고 자유스러운 분위기를 시민들에게 보여줘야 할 때가 되었음에도 군사정권시절과 크게 달라진 바 없다는 평가를 받아서는 아니될 것이다. 청와대 근방을 탐방하는 외국 관광객이나 내국인에게 공포심을 불러 일으키지 않고도 평화로운 분위기를 줄 수 있는 청와대 인접지역의 새로운 경호방안이 수립되길 바란다.
문건주 moonkunjoo@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