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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좋다]강화도 초지리/제철 참게 "군침도네"

입력 | 2000-05-25 20:36:00


양식이 아니면 좀처럼 구경할 수 없던 참게가 강화 앞바다에서 조업 중인 연안어선 그물에 걸려들고 있다.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다는 참게(일명 논게)는 다리가 꽃게와 마찬가지로 10개이지만 커다란 집게다리 2개에 밤갈색 털이 보송보송 돋아난 모습이 특징.

특히 참게로 만든 게장은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참게는 논 수로 강 등 민물에서 서식하다 찬바람이 도는 늦가을 산란기에 바다로 이동해 겨울을 난 뒤 수온이 14도 이상 되는 5월 모내기철에 다시 민물로 거슬러 올라오는 습성을 지녔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서식하던 논이 농약 등으로 오염되면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24일 오후 인천 강화도 초지진에서 뱃길로 30∼40분 떨어진 세어도 주변 앞바다. 6.6t 소형어선인 대복호 선원들은 고등어를 미끼로 넣어 바다 17곳에 설치한 통발 그물망들을 걷어올리면서 연신 흥얼거리고 있었다. 선장 김봉현(金奉賢·45)씨는 “지난해까지 하루 한두 마리밖에 잡히지 않던 참게를 5월초부터 하루 50∼60마리씩 잡고 있다”며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김씨는 이렇게 잡은 참게를 전량 강화군 길상면 초지리에서 식당(등대횟집·032-937-0749)을 운영하고 있는 유문상(柳文相·43)씨에게 판다. 유씨는 “어릴 때 강화 앞바다에 흔하던 참게가 최근에는 자취를 감췄으나 98, 99년 여름철 집중호우에 쓸려간 양식 참게가 바다에서 번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씨 자신도 당시 양식하던 참게 30여만 마리를 잃어버렸다. 유씨 이외에 강화지역 참게 양식장 7곳이 2년간 계속된 수마로 문을 닫았으며 강화군 길상면 선두리 인근 한두 곳에서만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초지리에 가면 유씨 집에서 참게를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수산물직매장에서 꽃게 돌게 숭어 밴댕이 등 싱싱한 어물도 싼값에 살 수 있다. 강화 앞바다에서 잡힌 어류를 팔고 있는 수산물직매장은 초지진 선착장과 황산도 선착장 두 곳에 있다.

이 곳에는 선주들이 운영하는 26개의 가게에서 꽃게(1㎏ 2만5000원 안팎) 숭어 돌게 밴댕이(1㎏ 1만원선)들을 살 수 있다. 대표적인 상점들은 △초지진 직매장〓해광호(032-937-0973) 일심호(032-939-0717) △황산도 직매장〓현광호(032-937-7727) 초지호(032-937-8022) 등이다.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