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교육]고액과외 단속 사실상 힘들듯…교육부 '기준' 못 정해

입력 | 2000-05-26 19:33:00


정부는 당초 6월까지 고액 과외의 기준을 마련해 고액 과외를 단속하겠다고 밝혔지만 명확한 기준을 설정할 수 없어 사실상 고액 과외 단속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과외교습대책위원회(위원장 김상권·金相權교육부차관)는 26일 제4차 회의를 열고 고액 과외의 기준에 대해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대책위원들은 “기준을 50만∼100만원으로 정하면 과외비를 올리는 부작용이 있고 20만∼30만원으로 하면 비현실적”이라며 “지역별 초중고교별 소득수준별로 기준이 다양해 기준을 마련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대책위에서는 “고액 과외 교습자를 형사 처벌하기 어렵고 학부모의 명단을 공개하는 것도 타당하지 못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책위원들은 대신 일정한 과목당 과외 교습비 또는 과외 소득을 정해 이를 초과하는 과외 교습자가 세무당국에 신고하면 부가세를 면제하고 미신고자에게 소득세를 부과하는 등의 대책을 논의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고액의 기준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다.

개발원측이 전국 초중고교생 학부모, 교사, 여론주도층 등 1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학부모들은 개인 및 그룹과외 기준으로 과목당 월 22만9000원, 교사는 30만2000원, 여론주도층은 37만5000원을 제시했다.

학원 수강에 대해선 학부모는 9만5800원, 교사 11만7000원, 여론주도층 11만4000원을 제시했다. 학부모들은 학생 1인당 월 과외비가 총 38만8000원이 넘으면 고액 과외로 본다고 응답했고 교사는 49만3000원, 여론주도층은 62만7000원이라고 대답했다.

고액 과외 단속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6∼70.2%가 ‘계층간 위화감 방지’ 등을 들어 찬성했지만 서울(65.0%)과 고학력층 학부모(62.1%)들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고액 과외 방지대책으로 과외 교습자에게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응답이 55∼58.4%였으며 고액 과외 교습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대답은 6∼7.2%에 불과했다.

교육부는 “한 차례 여론조사를 더 실시하고 대책위에서 회의를 거쳐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