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해 고액의 이자를 보장해 주겠다며 투자자들을 속여 수천억원의 자금을 챙겨온 유사금융업체 업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경찰청은 26일 무허가 투자금융회사를 차려놓고 높은 이자를 주겠다고 속여 2만여명의 개인투자자로부터 1400여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있는 ‘리빙월드컴’ 대표 유모씨(48) 등 3개 업체 간부와 직원 15명을 구속하고 김모씨(55) 등 4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은 또 함모씨(53) 등 6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유씨 등은 금융감독원의 허가없이 서울 강남구에 ‘리빙월드컴’과 ‘GL창업투자’ ‘드림엔젤클럽’이라는 투자금융회사를 세워놓고 올 1월부터 5월까지 투자설명회를 통해 2만여명의 개인투자자로부터 1400여억원의 투자금을 모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기존 투자자들이 다른 투자자들을 끌어오면 투자자금의 2∼5%를 주는 다단계방식으로 자금을 늘려왔으며 이같은 수법을 통해 늘린 자금으로 투자자들에게 이자와 만기자금을 줘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들중 GL창업투자를 운영해 온 안모씨(60) 등 4명은 실제 거래실적이 없는 일부 벤처기업들의 주식을 헐값으로 사들인 뒤 몇달 후 주식이 상장되면 10배 이상의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속여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이자 대신 지급해 오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1개월, 2개월, 5개월 단위로 월 13∼20%의 고액이자를 주는 금융프로그램을 만든 후 투자자들에게 출자증서를 나누어주는 수법으로 투자자들을 안심시켜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이들이 경찰에 구속된 뒤에도 피해자들 대부분은 자신들이 사기당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이들에게 6억8000만원을 투자한 신모씨(32·의사)는 “3월부터 만기 때마다 돈을 받아왔다”며 “7월만기가 돌아오는 돈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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