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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光州 술판' 파문 일파만파]네티즌 도덕성비난 빗발

입력 | 2000-05-26 19:33:00


민주당 ‘386 국회의원당선자’ 등의 ‘광주 술판’ 파문이 26일 언론보도와 함께 일파만파로 번져나가자 당사자와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문제를 최초로 제기한 임수경(林秀卿)씨 등은 당황해 하며 파문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광주술판 사건을 처음 공론화시킨 임씨는 26일 오후 서울 중구 세실 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내가 당초 올렸던 글과 현재 인터넷 상에 떠도는 글은 분명히 다르다”며 “특히 ‘누구는 여자를 끼고 놀았다’ ‘술에 취해 흐느적거렸다’는 등의 표현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임씨는 “당초 쓴 글이 ‘5월 17일 광주에서 있었던 일’이라는 제목으로 실명을 거론하며 ‘선배들이 5월 17일 광주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고 그 사실이 상당히 가슴 아프다. 충고와 조언을 바란다’는 내용에 불과했다”면서 “당시 온라인상에서 직접 글을 써 원문을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 그는 당시의 상황에 대해 30여초밖에 현장에 머물지 않았고 실내가 어두웠기 때문에 정확히 알지 못하나 송영길 당선자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고 여종업원은 서너명 있었다“며 ”그러나 술에 취한 것 같지는 않았고 그 이후 상황은 알지 못한다“고 부연.

○…임씨는 이날 기자회견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는 386세대 정치인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잠재우기 위한 것 아니냐는 추궁에 부인으로 일관했다.

임씨는 “당사자들이 분명히 잘못했으나 이 때문에 정치생명을 위협받을 정도의 역사적 잘못을 저질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 386세대의 당선자가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일을 진정시킬 것을 종용했다’는 소문에 대해선 “그 당선자와는 어제와 오늘 한차례씩 통화했으나 종용 같은 것은 받지 않았다”고 부인.

○…경실련은 26일 논평에서 “민주당 386당선자들은 광주항쟁 영령과 국민 앞에 진솔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386당선자들이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치인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역시 “이번 행동은 광주 시민에게 모독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정치를 갈망해 온 국민을 배반한 것”이라 논평하면서도 “이번 행동으로 젊은 정치신인들이 희망의 싹을 피우기도 전에 사장되지는 않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반응들은 전날 일부 시민단체 간부들이 ‘의원직 사퇴’까지 거론할 정도로 격앙돼 있던 것과는 대조적. 10개에 이르는 광주의 ‘5·18’관련 단체들도 사실상 함구로 일관하는 가운데 ‘5·18’ 20주년 기념행사위원장 김동원(金東源·전남대)교수는 “이번 일로 비난성명을 내는 일은 생각해보지 않았다”면서 “문제가 된 사람들이 국민과 5·18영령에 대한 사죄 표시로 다시 묘역을 참배하는 것도 한가지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386 광주술판’ 사건이 보도된 26일 네티즌들은 일제히 이들의 도덕성을 공격하고 나섰고 특히 같은 세대 네티즌들의 격한 반응이 눈길을 끌었다.

이 중 ‘서울대 82’라는 아이디의 한 네티즌은 “작금의 추태에 별로 놀라지 않는다. 정치권 386들의 행태상 그 정도 ‘사태’는 일도 아니다. 그들에게 ‘386’용어를 붙여준 것은 ‘우리’가 아니다. 그들 자신과 그들을 이용하고 싶은 모리배들의 합작품이었다. 가끔 그들이 얘기하는 ‘민주화’와 ‘386’이라는 단어에 구역질이 날 때도 있다”고 참담한 심정을 피력.

○…문제가 된 ‘광주 술판’의 술값은 이 자리를 실질적으로 주도한 김태홍(金泰弘)당선자와 오랜 지인 관계인 ‘새천년 NHK’의 실질적 업주 최모씨(53)가 부담한 것으로 최종 확인.

김당선자측도 “술값 100여만원은 술집 주인이 당선축하 비슷한 뜻으로 부담하겠다고 해 받아들였다”고 소문을 시인.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