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 엘로이즈 1·2 / 케이 톰슨 글, 힐러리 나이트 그림 / 리드북▼
문학작품만큼이나 우리 생각의 깊이와 높이를 더 해주는 것도 없다. 더욱이 아동문학 작품은 그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때문에 좀처럼 아동문학에서 교육적인 요소를 배제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20세기로 들어서면서부터 차츰 재미위주의 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책들의 경우도 재미는 전달하는 메시지를 보다 강하게 하기 위한 방편일 경우가 많았다. 미국의 생활동화가 그 대표적인 예다. 아동의 일상적인 생활을 다룬 재미위주의 동화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속에 숨어있는 메시지는 보다 분명하고 강하다. 쉽게 그리고 보다 깊게 아동의 가치관을 키워주는 재미있는 생활동화가 그 주류를 이룬다.
그런데 몇몇 작품들은 이 책 ‘나야 엘로이즈’의 경우처럼 아이들의 일상생활을 유머 넘치게 묘사하여 모두에게 친근하게 다가선다. 언젠가 말괄량이 엘로이즈의 산만한 행동이 결국 아이들에게 창의력을 키워주는 기본이라는 서평을 읽어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산만함이 창의력의 기본이라는 말은 너무 지나친 것으로 생각된다.
오히려 미국에서 이 책이 55년 발간 이후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이유는 미국사회가 아동의 자기조절(Self-control)능력을 매우 강조하는 교육풍토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아이의 자기조절능력은 매우 중요한 덕목이지만 자칫 이로 인해 아이다움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 이 동화가 소중한 것 아닐까?
처음부터 이렇게 재미위주의 동화로 쓰여졌다면 구태의연하게 독후활동을 꼭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차라리 재미를 더해주기 위한 독서 전 활동이 필요할 것 같다. 동화의 배경에 대한 이해를 먼저 형성시켜주어야 뉴욕과 파리의 호텔을 오가며 사는 주인공 엘로이즈와 독자인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공감대가 이루어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읽기 전에 그림을 보면서 동화의 배경에 대해 예측하기활동을 먼저 해보자. 김이숙 옮김-끝-
정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