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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현대 불똥'…자금난 심화 삼중고 우려

입력 | 2000-05-29 19:42:00


건설업계 부동의 선두를 고수하고 있는 현대건설이 자금사정 악화로 금융권으로부터 긴급 자금수혈을 받게 되면서 건설업계 전체가 긴장에 휩싸였다. 외환위기 이전보다 공사 물량이 크게 감소한데다 난개발에 따른 규제로 아파트 분양시장마저 침체된 상황에서 자칫 현대문제로 업계 전체의 자금사정이 악화되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건설업종은 가뜩이나 다른 업종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다. 여기에 시장의 불신까지 가중되면 금융권의 자금지원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 수주물량 감소, 시장위축, 자금난 등의 삼중고(三重苦)를 겪게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실제로 H은행 등 몇몇 채권은행들은 건설회사들의 재무구조 실사작업에 들어갔으며 대출금리 인상과 만기연장 재검토 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건설공사 물량은 97년(79조9000억원)의 75% 수준인 60조원대. 여기에 수주를 위한 출혈경쟁까지 겹쳐 수익성도 점차 악화되고 있다. 또 수도권 난개발에 따른 정부의 규제책으로 비교적 분양률이 높았던 수도권의 분양물량이 급감하고 있어 건설업계의 자금사정은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다. 청약열기까지 사그라지면서 상당수 업체들은 최소 3개월 이상 분양계획을 미뤄놓은 실정.

K건설 관계자는 “업계 매출 1위인 현대건설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금융권의 자금지원이 축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러다가 업계 전체가 자칫 공멸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S건설업체의 한 임원도 “건설업계의 자금난이 최근 들어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현대문제로 다른 업체들까지 피해를 보는 일이 생겨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