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방영될 MBC스페셜(밤 9시 55분) ‘세상에서 제일 작은 아기’는 생명의 소중함과 위대함을 일깨워주는 다큐멘터리다.
석달전 468g의 몸무게로 태어난, 국내에서 가장 작은 극초미숙아 지원이가 힘겹게 벌인 생존 투쟁의 기록이다.
지원이는 남들보다 10주나 빠른 30주만에 이 세상에 나왔다. 함께 태어난 쌍둥이 동생 혜원이도 1000g에 불과했지만 어른 손바닥보다도 작은 지원이에 비해서는 건강했다.
정상 신생아 체중(약 3.5㎏)의 7분의 1에도 못미치는 지원이가 살아날 수 있다고 믿은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원이를 살리기 위한 엄마 아빠, 그리고 중앙병원 피수영박사팀의 밤낮없는 노력이 시작됐다.
가쁜 숨을 뱉으며 세상과 겨우겨우 호흡하던 지원이는 매일 20g씩 빠져 한 때 체중이 372g까지 내려가 가슴을 졸이게 했다. 한번에 눈물 한방울 분량인 0.5㏄만 간신히 소화할 수 있었던 지원이에게는 숨쉬는 것조차 힘들었던 것이다. 게다가 미숙아 망막증까지 나타나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을 받았다.
미숙아를 둔 부모들이 2000만원이 넘는 치료비와 장애 가능성 때문에 지레 아기를 포기하고 자의퇴원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지원이의 부모는 끝까지 딸을 포기하지 않았다.
현재 지원이의 몸무게는 1.3㎏. 이제 우유도 한번에 22㏄나 먹는다. 여전히 작긴 하지만 정상적으로 발육하고 있어 안심할 단계에 들어섰다는 게 의료진의 판단. 지원이는 빠르면 이달 말 퇴원해 집으로 간다.
‘세상에서…’는 미숙아들의 살 권리와 미숙아들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사회의 책임을 묻고 있다. 특히 뇌막염으로 현재 사경을 헤매고 있는 미숙아 태현이의 안타까운 사연은 매년 2만4000∼4만8000명씩 태어나는 미숙아들이 처한 현실을 돌아보게 해 준다. 또 미숙아의 자의퇴원을 법으로 금지하고 전액 국가가 의료비를 부담하는 외국의 제도를 소개하고 있다.
프로그램 제목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아기’지만 실제로는 1991년 미국에서 태어난 280g짜리 아기가 세상에서 가장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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