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온라인’상에서 대격돌한다.
삼성전자는 이달초 컴팩 게이트웨이 히타치 휴렛팩커드 인피니온 NEC 등 11개 기업과 공동으로 부품에서 완제품에 이르는 IT(정보기술) 제품을 거래하는 B2B(기업간 전자상거래) 합작사 이하이텍(www.ehitex.com)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LG전자도 30일 IBM 에릭슨 히타치 도시바 모토로라 등 11개 기업과 함께 B2B 합작사인 이투오픈닷컴(www.e2open.com)을 설립, 7월 중순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양사의 온라인 ‘대격돌’은 세계의 유력 기업들을 연합군으로 끌어들여 IT제품의 판매와 구매 시장을 석권하기 위한 것으로 국내 시장 차원을 넘어 세계적인 대결 구도로 펼쳐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온라인 부품 공동구매의 경우 평균적으로 5∼7%의 구매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전자 통신 분야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2∼3년 내에 6000억달러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양사가 이번 ‘대격돌’에 임하는 자세는 비장하다.
LG전자가 삼성보다 한달여 늦게 B2B합작사 설립을 발표하면서도 사이트 오픈 시기를 삼성과 같은 7월 중순으로 맞춘 것은 삼성측을 다분히 의식한 포석. LG측은 삼성이 주도하는 합작사에 들지 못한 메이저급 전자 통신 회사로 진영을 꾸려 B2B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온라인 특성상 상대진영에 ‘선점 효과’를 내줄 경우 영원히 뒤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에 합작사 가동 시기를 앞당겼다. 전자부품을 조달하는 B2B 시장이 양대 컨소시엄의 경쟁 구도로 진행됨에 따라 하이테크 업계의 부품 공급 체계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며 B2B시장을 통해 조달한 부품으로 만들어진 완제품에 대한 시장 가격 경쟁도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