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명예회장 일가의 경영일선 퇴진, 지배구조의 글로벌화 등 현대측의 획기적 자구계획 발표로 최근 주식시장을 짓눌렀던 ‘현대문제’가 31일 일단락됐다.
이에 따라 거래소 코스닥 두 시장은 이날 그동안의 하락을 한꺼번에 만회하려는 듯 거침없는 오름세를 탔다. 간밤 미국 나스닥시장도 사상 최대 폭으로 올라 상승불길에 기름을 부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현대의 갈등구도가 풀리면서 시장에 대한 믿음이 높아지고 있다”며 주식시장은 6월 상승에너지를 축적한 뒤 점진적으로 오름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현대해법 ‘약발’ 얼마나 먹혔나〓현대건설과 상선의 유동성위기가 불거지면서 걷잡을 수 없는 내리막을 걸었던 주식시장이 급반등했다. 역시 현대문제가 해결될 조짐이 보인 게 가장 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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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잠복해있던 현대문제가 전면에 부각되고 강도 높은 해결책이 나왔다는 것은 불확실성 해소차원에서 큰 호재”라고 말했다. 현대 상장기업들의 주가도 이같은 시각을 반영하듯 31일 증권 엘리베이터 등이 상한가를 치는 등 대부분 오름세를 탔다.
그러나 기대했던 것보다는 약효가 적었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현대의 발표가 나오기 전부터 시장은 강세였다는 것.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냉정하게 보면 이날 주가상승은 그동안 지수급락으로 저가(低價)메리트가 생긴 상황에서 미국 나스닥 폭등에 힘입은 것”이라며 “시장은 아직 ‘현대재료’를 제대로 평가할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단기조정 후 재상승(?)〓거래소시장 종합주가지수는 29일 장중 625.14까지 떨어졌으나 사흘만에 100포인트 이상 올라 730선을 회복했고, 코스닥 종합지수 역시 24일 장중 저점 110.25에서 144.15로 30%나 올랐다.
가파르게 상승한 만큼 단기조정은 각오해야 한다는 게 증권가의 지배적인 견해다. 최근 2∼3일간의 급등으로 그동안의 과매도(over-sold)상태가 해소돼 ‘싸보이는 주식’이 적어졌다는 것.
동양증권 서명석 투자전략팀장은 “단타매매를 하는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때”라며 “단기조정을 시장이 잘 소화하면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 황팀장은 “기술적 분석상 조정후 재상승시 종합주가지수는 800선이 1차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이도 상향돌파하면 6월중 830∼840까지 오를 여지가 있다”고 전망.
▽6월 시장 변수들〓전문가들이 꼽는 4∼5월 약세장의 원인은 △미국시장불안 △금융구조조정 불확실성 △수급악화. 이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수급을 제외한 두 악재는 6월엔 상당부분 해소될 가능성이 있다.
해외변수로는 26일 열리는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지의 여부.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경기둔화를 알리는 지표들이 속속 나오고 있어 금리가 오르더라도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구조조정은 6월중 투신 부실펀드 및 은행 부실규모가 확정, 발표되는 것을 계기로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동시에 해결방안이 도출되면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듯.
채권시장이 얼어붙은 탓에 표면화된 중견기업들의 자금난도 현대문제가 잘 해결되면 적어도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견해가 많다.
김창수 대한투신 기업분석팀장은 “대부분의 악재가 노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6월 주식시장은 바닥권을 확인하면서 반등을 시도하는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