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폭탄주를 마시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술을 음미하며 제대로 마시는 사람이 신사이고 문화인이지요."
세계적 위스키회사인 영국 윌리엄 그랜트사의 데이비드 그랜트회장(61)이 지난달 31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몰트 스카치 위스키 '글렌피딕'의 발매기념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 몰트 스카치 위스키는 순수 맥아만을 이용해 만드는 위스키를 일컫는 말로, '글렌피딕'은 이 부문 세계 판매량 1위로 꼽히고 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위스키를 마신다는 그의 주법은 평범하지만 그럴 듯하다.
"실온의 물을 약간만 섞어 흔들어 줍니다. 위스키의 깊은 향이 올라와 후각를 자극하면 부드러운 액체를 혀끝으로 음미하지요."
기념행사에 선보인 '글렌피' 50년산은 7일까지 경매에 부쳐지며 낙찰금은 불우이웃돕기에 쓰인다. 최근 일본에서는 한화 7500만원에 낙찰됐다.
창업주인 윌리엄 그랜트의 5대손인 그는 스코틀랜드 전통복장으로 세계를 돌아다니며 위스키 세일즈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명예임원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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