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날씨는 쾌청합니다.”
통일부 손인교(孫仁敎)남북회담사무국장을 단장으로 한 남북 정상회담 선발대 30명은 31일 오후 1시20분 평양 백화원초대소에 도착해 이렇게 알려 왔다. 시간은 오후 3시.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사무국과 연결된 직통전화를 통해서였다.
○…손인교단장은 백화원초대소에서 남북회담사무국 이종렬(李鍾烈)상근위원에게 “오후4시부터 선발대의 임무에 들어간다”며 북측과의 협의가 이날부터 시작될 계획이라고 보고.
손단장은 “평양의 온도는 서울보다 1∼2도 낮지만 쾌청하다”며 “판문점에서 평양으로 오는 도중 서흥찻집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고 전언.
남북간에 연결된 직통전화는 통화용 2회선, 팩스용 1회선 등 모두 3회선으로 통화상태는 양호.
○…선발대는 이에 앞서 오전 10시 판문점을 통해 북측과 방북절차를 협의한 후 평양으로 출발. 선발대는 평양에서 사용할 데스크톱 컴퓨터 10여대와 복사기 등을 가져갔는데 북측은 장비수송을 위해 10t 트럭 3대와 6t 트럭 1대, 4t 트럭 1대에 인부 20명을 동원.
선발대 소지품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김성진(金成珍)청와대 공보비서관이 소지한 커다란 검은색 가방. 김비서관은 가방 안에 취재진을 위한 사진전송 프로그램과 PC가 들어있다고 설명. 그러나 북측 관계자들과 경비병들은 김비서관의 가방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면서 내용물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표정.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 사무실에서 명단 확인작업을 끝낸 선발대는 준비접촉 북측 대표로 나왔던 최성익(崔成益)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국장의 영접을 받고 북측이 제공한 승용차 4대와 27인승 버스 2대에 분승해 판문점을 넘었다.
○…선발대 영접을 위해 판문점에 나온 한 북측 관계자는 “남측 일꾼들도 회담준비에 바쁘겠지만 손님을 모시는 입장인 우리(북)는 더욱 정신없다”고 소개.
남측의 한 당국자는 “실제로 북측 관계자들이 입이 부르트고 눈이 충혈되는 등 잠도 제대로 못자고 준비에 여념이 없는 것 같다”고 전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