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현악단과 전자기타를 위한 협주곡, 1차대전의 독일 영웅 힌덴브루크를 주인공으로 한 오페라, 자동차 경적소리를 주제로 한 교향곡…. 뉴밀레니엄 첫해 여름을 맞아 전세계의 음악축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이다.
새로운 시대단위를 의식한 듯 올해는 여러 음악축제가 실험성 강한 무대를 띄우고 있다. 클래식과 대중음악 사이의 장르구분 허물기, 청중참여 이벤트 등이 활발한 것도 올해 음악축제의 특징. 5월26일 미국 스폴레토 음악축제가 시작된 것을 비롯, 주요 음악축제가 전세계 음악팬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올여름의 주요 음악축제를 살펴본다.
▼미국 스폴레토 음악축제(5.26∼6.11)▼
오페라를 중심으로 재즈와 무용에서도 강세를 보이는 음악축제. 실제 열리는 곳은 미국 찰스턴이지만 이탈리아 스폴레토시의 ‘자매축제’ 이름을 땄다. 올해는 중국계 미국인 브라이트 솅의 오페라 ‘은월’(Silver Moon)이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극 ‘M 버터플라이’ 대본을 쓴 데이빗 황이 중국 전설에서 영감을 얻어 대본을 쓴 환상적 분위기의 오페라로 관심을 모은다. www.spoletousa.org
▼미국 매버릭스 음악축제(6.7∼6.24)▼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이클 틸슨 토머스 지휘의 샌프란시스코 교향악단 주도로 열리는 음악축제. 현대성과 대중성을 함께 지니면서도 ‘클래식’의 영역에 속하는 작품들이 중시된다. 올해는 스티브 매키의 전자기타 협주곡 ‘터큰롤’이 팬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고, 미니멀리즘 (극소주의) 작곡가인 스티브 라이히의 신작 오페라 ‘힌덴부르크’도 선을 보인다.
▼핀란드 사본린나 오페라축제(7.1∼7.30)▼
고성(古城)을 무대로 고금의 오페라를 상연해 이름높은 축제. 올해는 구노의 ‘파우스트’,베르디의 ‘운명의 힘’,모차르트의 ‘마술피리’ 등 유명작품 위주의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7월2일 열리는 소프라노 갈리나 고르차코바 콘서트도 눈길을 끈다. 반주자는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의 동생인 라리사 게르기예바. www.operafestaval.fi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음악축제(7.23∼8.31)▼
‘음악의 제국’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최고 권위의 음악축제. 모차르트의 오페라가 가장 크게 이 축제의 인상을 결정해왔지만 올해 기대를 모으는 작품은 핀란드 작곡가 카이야 사리아호의 오페라 ‘루앙의 사랑’이다. 레바논의 저명 작가 아민 말루프가 12세기의 사랑이야기를 기초로 대본을 썼다. 러시아 지휘계의 새로운 거장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지난해 음반을 내놓아 한세기만에 ‘걸작’ 평가를 받게 된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오페라 ‘보이지 않는 도시 키테즈의 전설’도 게르기예프 지휘 키로프 오페라단의 연주로 무대에 오른다. www.salzburgfestiv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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