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욱의 중국문학기행' 허세욱 지음/학고재 펴냄/374쪽 1만3천원▼
이 책은 원로 중문학자 허세욱교수가 지난 10여년간 중국대륙 곳곳에 산재한 문학유적지를 답사해 쓴 기행문이다. 1934년생으로 20대부터 중국문학의 매력에 빠져 한 길을 걸어왔으니, 40여년간 한우물을 판 셈이다. 60년 타이완 국립사범대에서 시를 전공,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듬해 중문 시와 수필을 발표하여 중국문단에 당당히 등단하기도 했다.
중국문학하면 우리는 '서유기''수호전'등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그런 작품이나 작가에 대해 말해보라면 딱히 아는 바가 없는 편이다. 저자는 중국문학에 대한 통찰력과 풍부한 감성으로 다져진 시적 감상력으로, 중국의 수많은 문인들의 족적을 맨발로 뒤져 땀방울이 배인 '중국문학 조감도'라고 할 수 있겠다.
'시경' '초사'에서 '당시'를 거쳐 현대문학에 이르기까지 중국문학사 5000년을 이룩해낸 문인들이 이 책의 씨줄이라면, 황허강 유역에서 양쯔강 1만5천리와 강남지역의 풍토는 이책의 날줄이겠다.
너무나 유명한 이백이나 두보같은 시인경우, 그들의 족적을 후손들은 정성들여 사당이나 기념관으로 꾸몄다.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고대나 중세는 고사하고 근대문인을 기리는 기념관 하나 변변이 없는 처지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저자는 중국의 고대-근대-현대문학사를 각각의 책으로 펴냈으며 '중국현대시 연구' '중국수필사''중국현대문학론'등 수많은 역저를 출간했다. '움직이는 고향' '실크로드 문명기행'등 다수의 수필-기행집도 있다.
최영록yr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