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
삼남매 중 둘째입니다. 저와 동생은 누나를 누구보다 존중하고 따르려고 애쓰는 편입니다. 그런데 누나한테는 상대방의 심정은 고려하지 않고 가시 돋친 말을 해대는 고약한 면이 있습니다. 한마디 한마디가 상처를 줄 때가 많습니다. 괴로움을 덜 방법이 없을까요?
(경기 고양시 화정동에서)
▼답 ▼
가차없는 말로 남에게 상처를 입히는 사람이 늘 있게 마련입니다. 대개는 상대방의 잘못을 고쳐주기 위해서라거나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는 걸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인정사정 없이 말에 가시를 세우는 명분은 되지 못합니다. 특히 가족의 경우에는 감정적인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그 상처도 깊게 마련입니다.
대개 자기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자기애적 인격이나 히스테리성 인격의 소유자들에게 나타나는 유형입니다. 본인은 자신이 정당한 것으로 착각하지만 사실은 가학적인 심리가 숨어 있습니다.
상대방이 ‘가해자’ 유형이 분명하다고 판단되면 그가 무슨 말을 하든 의미를 두지 않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물론 당장 가시가 와서 박히므로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훈련을 통해 개선할 여지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상대방의 태도에 따라 울고 웃을 게 아니라 내 마음은 내가 조절한다는 자세로 훈련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러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런 태도는 상대방에게 전달되게 마련입니다. 상대방은 물론 의외의 반응에 처음에는 더 화를 낼지도 모릅니다. 어느 정도 충돌이 있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어쩌면 그동안 충돌을 피하려고만 했기 때문에 상대방도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는지 돌아볼 기회가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상대방이 어떻게 나올까 노심초사하거나 겁낼 필요는 없습니다.
또 하나의 방법은 어떤 경우에도 무심해지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그것을 ‘상대방을 분리된 존재로 여기고 허용해 주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무심해지라는 것이지요. 그렇게만 되면 상처는 훨씬 줄어들 수 있을 것입니다.
양창순www.mind-open.co.kr